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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우옌티프엉호아 매디슨그룹 부회장 "베트남 'K브랜드' 최적 시장…韓기업과 전방위 협업" [CEO&스토리]

  양국 역사·문화·사회 등 서로 닮은점 많아

  K팝·한국어 등 베트남내 한류콘텐츠 인기

  韓제품 독점수입 유통쇼핑몰 'KCity' 통해

  우수하고 트렌디한 아이템 베트남에 소개

  40여년 내공 방송 콘텐츠 제작 경험 살려

  '베트남판 런닝맨' 예능 최고 시청률 기록

  외식 사업부문에도 한식메뉴 등 출시 준비

주사기형 앰풀 마스크팩으로 알려진 화장품 브랜드 ‘더우주’는 지난해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며 베트남의 유명 기업에 도움을 요청했다. 더우주는 이 베트남 기업을 통해 현지 광고효과를 높이며 브랜드 인지도를 쌓고 인근 동남아시아 시장까지 확대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의 SBS 방송국도 이 베트남 기업에 오락 프로그램 ‘베트남판 런닝맨’ 공동제작을 먼저 제안했고, 당시 해당 기업이 보유한 현지 지상파TV HTV7을 통해 베트남판 런닝맨을 방영해 성공을 거뒀다. 베트남판 런닝맨의 성공을 확인한 MBC는 최근 이 기업과 ‘베트남판 무한도전’을 제작하기 위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국 기업이 베트남 시장에 노크할 때 자주 거론되는 현지 기업이 있다. 바로 매디슨그룹이다. 이 회사는 건설업을 바탕으로 시작해 베트남에서 유통, 외식 프랜차이즈, 호텔&리조트, 건설장비 제조 및 운영, 방송 제작·광고 및 홍보를 기획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베트남 대형 그룹 중 하나다. 특히 핵심 계열사인 매디슨미디어그룹의 경우 베트남 공영방송 HTV 채널의 운영권을 갖고 있으며 오락 프로그램과 드라마 방송 제작은 물론 베트남의 넷플릭스인 ‘VIVO’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제공하고 있다.

매디슨그룹을 총괄하는 부회장이면서 한국의 방송사 및 기업들과 활발하게 협업을 진행 중인 매디슨미디어그룹의 회장인 응우옌티프엉호아씨와 최근 영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이후 중국을 대신할 시장으로 주목받는 곳이 다름 아닌 베트남이다. 더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나라도 베트남이었다. 최근 출간된 ‘베트남 성장하는 곳에 기회가 있다’의 저자 이정훈씨는 “성장과 기회의 땅 베트남을 코로나19 이후에 가장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억명에 가까운 인구, 평균연령이 겨우 32세인 밀레니얼의 나라일 뿐 아니라 전체 노동인구가 비노동인구의 2배가 넘는 ‘황금 인구구조’라는 점에서 성장기의 한국보다도 더 빠르게 4차 산업혁명이 꽃피울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가진 신남방 핵심국가가 바로 베트남인 것이다.

호아 부회장은 역사·문화·사회적으로 베트남과 유사한 면이 많다는 점에서 한국을 매우 사랑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20세기 한강의 기적이 21세기 홍강(하노이)의 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베트남에 한국은 3대 교역국가이며 한국에도 베트남은 4개 교역국 위치를 과시한다. 사드 제재 이후 탈중국한 한국의 화장품·식품·패션 기업들은 저마다 베트남으로 몰렸고 러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호아 부회장은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국에서 베트남을 찾는 기업인이 7,000여명에 달할 정도로 한국과 베트남은 비즈니스에서 서로 뗄 수 없는 관계 국가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K드라마·K팝·K푸드·K뷰티·한국어 등에 대한 베트남 국민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며 “이는 지금이 바로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 시장에서 ‘K브랜드’라는 수식어를 앞세워 효과적인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는 최적기라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베트남 북부 하노이에서 태어난 호아 부회장은 중고등학교 시절 베트남 중부지역 후에로 이사를 가면서 중부 주민들의 생활양식과 문화를 새롭게 받아들였다. 남부 호찌민 인문사회과학대에 입학해 수학하면서 베트남의 서로 다른 북·중·남부의 문화를 고루 접할 수 있었는데 이것이 베트남에서 고위임원이 되는 밑거름이 됐다고 전했다. 긴 형태의 나라인 베트남은 여러 민족이 합쳐져 이루고 있어 하노이와 호찌민은 거의 다른 나라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적대적인 편이다. 전쟁으로 시작한 가난과 베트남 경제정책(도이머이 경제혁명)으로의 발전된 혜택을 동시에 겪은 세대에 속한다.

매디슨그룹은 크게 6개의 비즈니스를 다루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 및 유통, 호텔&리조트 개발 및 운영, 방송 제작 및 운영, 스마트시티 개발사업, 건설장비 개발 및 운영, 기업 경영 컨설팅 등 계열사 간 시너지를 통해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한국 제품만을 독점 수입해 유통하는 쇼핑몰 ‘KCity’가 눈에 띈다. 헤어 제품, 전자 제품, 화장품, 향수, 영양제, 산모 및 베이비 케어 제품 등 1,000개 이상의 상품을 유통 중이다. 호아 부회장은 “베트남에서 불고 있는 한류를 이용한 쇼핑몰로서 우수한 품질이라고 평가받는 한국의 브랜드와 새로운 아이템을 베트남 국민들에게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KCity에 입점한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오라클피부과가 론칭한 병원 화장품인 ‘닥터오라클’과 전 세계 40여개국에서 판매 중인 프리미엄 마스크팩 브랜드 ‘더우주’, 한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핫’한 프리미엄 치약 브랜드 ‘클로라’의 치약과 셀프 치아미백 기계 등이 있다.



“한국산 마스크팩이 정말 인기인데요. 하노이·호찌민 등 주요 대도시에서 최다 판매 브랜드 20개 가운데 절반을 차지했을 정도예요. 기초화장품과 마스크팩 1위 국가가 일본(2위), 프랑스(3위), 미국(4위)을 제치고 단연 한국이죠. 베트남 여성들의 79%가 일을 하는데, 소비력을 갖춘 일하는 여성이 늘면서 스킨케어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매디슨그룹은 외식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호찌민시 심장부 시내에 터를 잡은 ‘미디어카페(Media Cafe)’는 베트남식 전통 가정요릿집이면서 주요 커피 수출국가라는 수식어에 준하는 베트남의 프리미엄 커피를 제공해 이 일대 커피 맛집으로 소문나 있다. 대부분 화이트칼라 회사원들이 이곳을 많이 찾는데 최근 한식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식 메뉴 출시도 준비 중이다. “드라마를 통해 생긴 한국 음식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떡볶이나 고추장양념 돼지고기 같은 메뉴를 제공하는 레스토랑들이 늘고 있어요. 한국의 소주나 막걸리·양주 등도 덩달아 인기가 높고요.”

이 회사는 또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매디슨카페’를 시작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호아 부회장은 “고급 베트남 커피와 정교한 프랑스 요리의 조합으로 이뤄진 모던한 유럽형 카페 프랜차이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커피 애호가와 모던한 라이프스타일을 선호하는 현지인과 관광객의 취향을 겨냥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품격 있는 맛과 분위기로 최근 호찌민에서 유명세를 얻고 있는 클래식한 영국식 펍 스타일의 ‘멜로 비스트로’ 레스토랑은 매디슨그룹의 기업 정체성과 가치를 대중들과 공유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매디슨그룹의 대표적인 비즈니스로 부동산 개발 및 투자도 꼽힌다. 이 회사는 주로 호찌민과 붕따우에 리조트·호텔·빌라 및 많은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특히 호텔&리조트 공사가 한창인데 여기에만 총 1,500만달러 이상 쏟아부었다. 호찌민시에서 차로 1시간 30분~2시간 떨어져 있는 붕따우에 위치한 ‘매디슨호트램리조트&빌라(6만677㎡)’는 베트남 정부의 관심사인 관광산업에서는 빠질 수 없는 프로젝트인 만큼 열대기후, 넓고 긴 백사장, 그림 같은 풍경, 바다를 끼고 있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이용해 아시아·태평양 최고의 복합 휴양지로 띄운다는 계획이다. 이 리조트는 가성비가 뛰어난 부티크호텔과 52개동 모두 프라이빗 수영장이 딸린 고급빌라로 구성돼 있다. 호아 부회장은 “코로나19가 끝나면 본격적인 한국인 관광객 유치에 힘쓸 것”이라며 “미슐랭 레스토랑과 고급 스파, 전용 해변과 고급 바 및 클럽을 모두 갖춰놓아 까다로운 한국인의 취향을 저격했다”고 귀띔했다. “베트남의 관광사업 및 부동산은 안정적이고 수익률이 매우 높습니다. 새로운 투자처를 찾고 있는 외국 기업에 안성맞춤이죠. 매디슨은 장기적인 비전을 가진 외국 기업과의 협업을 원해요. 코로나19로 전 세계 경제가 신음하고 있지만 베트남은 새로운 대도시 출현으로 도심의 부동산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사실 매디슨그룹의 존재감을 키우는 분야는 지난 37년간 HTV에서 몸담아온 호아 부회장의 전공이기도 한 방송제작 관련 비즈니스다. 연예 기획사 및 방송가에서 그는 대모로 불린다. 심지어 미슐랭 레스토랑이나 고급 식당을 가도 호아를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란다. 매디슨그룹은 한국의 런닝맨 베트남판을 제작해 성공적으로 방영을 마쳤으며 현재 HTV7에서 태국과 합작한 초재능 아이돌 프로그램인 ‘슈퍼10’을 내보내고 있다. 이 밖에 중국·싱가포르 등과 합작한 쇼 프로그램을 공중파 및 베트남 OTT 서비스 ‘VIVO’로 송출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판 런닝맨은 당시 베트남 예능 최고 시청률 5.4%를 기록했는데 이는 또한 유튜브와 OTT 등 더 막대한 스트리밍 노출이 이뤄져 실제 시청률은 수치로 환산할 수 없다. 인기몰이 덕분에 런닝맨 방송에 PPL로 참여한 회사는 40개가 넘었다.

호아 부회장은 베트남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 기업에 베트남의 주요 소비층인 MZ(밀레니얼+Z세대)세대를 반드시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베트남의 MZ세대는 베트남 경제정책인 도이머이 개방정책 이후 본격적으로 밀려드는 외국 문물과 경제적 풍요를 겪으며 살아온 젊은 층이다. 전쟁을 겪은 기성세대와 달리 생활의 안락함과 자기중심의 소비를 우선시하는 것이 여느 나라와 비슷한 특징이다.

“그들은 인터넷·스마트폰 등 온라인과 모바일에 익숙하고 OTT와 스트리밍 등을 통해 세상과 소통합니다. 이들의 동선을 따라 HTV 공중파를 시작으로 유튜브·페이스북·틱톡·넷플릭스까지 모두 잡아야 하는 거죠. 우리가 자체 OTT인 VIVO를 만들어 운영하는 이유예요.” 실제 글로벌 e커머스 분석기업 PICODI에 따르면 베트남 온라인쇼핑 고객 중 MZ세대의 비중이 77%에 달한다. 호아 부회장은 “그들은 제품정보를 페이스북(75% 이상), 홈페이지(60% 이상) 등을 통해 얻고 인플루언서를 신뢰하는 경향도 그래서 매우 크다”며 “우리와 작업하는 베트남 최고의 인플루언서들이 베트남 시장을 움직이고 트렌드를 만드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는 점에서 매디슨그룹은 기업의 광고와 홍보의 통로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희정 라이프스타일 전문기자 yvett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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