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들어 이른바 ‘낙하산 인사’가 자리한 공공기관과 친여 성향 시민단체 등의 국고보조금이 가파르게 증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여당이 국고보조금을 이념정치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6일 문재인 정부 들어 공공기관에 대한 편향적 예산 지원이 빈번하게 이뤄졌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정책위원회가 2016∼2020년 각 부처 관할 공공기관 및 시민단체 국고보조금 지급 내역을 분석한 결과 소위 낙하산 인사가 들어선 기관에 대한 특혜성 지원이 의심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국제방송교류재단(아리랑국제방송) 국고보조금은 지난 2017년 당시 문재인 후보의 미디어특보단 활동을 했던 이승열 이사장이 2018년 2월 취임한 후 2018년 25억원, 2019년 88억원, 2020년 175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경우 문재인 후보 지지 선언을 한 조재기 이사장이 2018년 취임한 뒤 2016년 93억원, 2017년 126억원이던 지원금이 2018년 236억원, 2019년 260억원, 2020년 377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에 대한 대구·경북 문화예술인 지지 선언을 주도했던 김용락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사장의 2018년 1월 취임을 전후해서도 국고보조금 규모는 급변했다. 2017년 38억원에서 2020년 17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시민단체 지원금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고 국민의힘은 강조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정부의 역점 사업인 태양광 홍보를 위한 사업에 예산을 집중 지원했다. 재생에너지 민간단체 협력사업 지원금을 신설해 2019∼2020년 매년 5억원씩 2년간 총 11개의 시민단체를 지원했다. 반면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에 대한 국가보훈처의 지원금은 문재인 정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2017∼2018년 1,000만원이던 지원금은 2019년 960만원에서 2020년 600만원으로 줄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문재인 정권이 국고보조금을 이념정치의 수단으로 쓰고 있다”며 “국고보조금 현황을 국정감사에서 낱낱이 파헤치고 보조금 지원 투명화를 위한 입법에도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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