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경찰이 지난해 청와대·총리실 등에 보고하기 위한 대외 전파 정책 참고자료를 1,041건 생산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는 지난해 보다 높은 목표치를 설정해 놓고 정보의 수집·생산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경찰청의 ‘2020년 성과관리 시행계획’과 지난해 치안정책연구소가 실시한 ‘정보경찰 조직진단·직무분석’ 자료 등을 분석했더니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7일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정보경찰이 지난해 대외 전파 정책 참고자료를 1,041건 작성했다. 경찰청은 각 부서별 성과관리 시행 계획에 따라 올해에는 지난해 보다 대내·대외 전파 정책 참고자료 작성 건수를 115.7%이상 늘리기로 목표를 잡았다. 이에 올해는 1,041건 이상의 대외 전파 정책자료가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또 경찰이 2019년 치안정책연구소를 통해 시행한 정보경찰 조직진단·직무분석에 따르면 정보경찰의 주된 업무는 범죄와 관련한 정보의 수집·생산보다 청와대 등에 보고하기 위한 이른바 ‘정책보고서’ 생산이었다. 정보수집·생산을 주로 담당하는 경찰청 정보2과의 내근직 업무를 보면 정책보고서 작성이 전체 업무의 39.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치안정책 관련 자료는 25% 수준이었다.
정보경찰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경찰위원회에 주요 현안에 대해 주기적으로 보고하도록 돼 있지만 이마저도 잘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경찰은 개혁법안 입법시 후속조치, 공공안녕의 위험요인과 관련된 사안, 정보활동 관련 주요 이슈 발생시 사실관계 등을 경찰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이 의원의 조사에 따르면 2018년 7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정보경찰이 경찰위원회에 보고한 내용은 단 2건 뿐이었다. 2019년 1월과 3월 두 차례 ‘정보경찰 활동규칙’ 제정에 관한 내용을 보고한 게 전부다.
이 의원은 “한해 1,000건이 넘는 자료가 청와대 등에 보고되지만 어떤 자료가 얼마나 많이 수집·생산돼 누구에게 보고됐고, 어떻게 활용됐는 지에 대해서는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청와대가 정보경찰로부터 정보를 독점적으로 공급받고 있는 상황에서 정보경찰 개혁이 제대로 될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