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7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한 것과 관련해 “한국 경제에 대한 국제기구의 대외 신인도가 재확인되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한다”면서 “한국을 재발견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였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가신용등급 자체가 떨어진 경우도 있고, 신용등급에 붙어있는 스테이블(stable), 포지티브(Positive), 네거티브(negative) 전망이 하향 조정된 사례도 포함하면 총 107개국의 국가신용등급에 변화가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대미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유럽 등 선진국을 포함한 대다수 국가가 경제 위축에 직면했지만 한국은 방역 성과에 힘입어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와 내년을 합산한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2.1%)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에서 가장 높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수석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을 합산한 성장률은 일본의 경우 -4.3%, 프랑스 -3.7%, 미국 0.2% 등이다. 이 수석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었던 주요 선진국들의 모습과 우리를 비교해봄으로써 우리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자리매김해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재정 건전성도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모든 나라가 코로나19를 맞아서 상당 폭의 재정 확대를 했다”면서 “38개국 정도의 선진국
그룹이 한 해 동안에 26% 포인트의 국가채무 증가가 나타날 것이라고 보는데 한국은 그에 비해서는 7.6% 포인트, 3분의 1에서 4분의 1 정도 되는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그만큼 방역에 있어서 성공적인 관리를 해왔다는 측면도 있고, 재정과 관련한 네 번의 추경에 있어서 신속하고 선별적인 집행 체계를 운영을 할 수 있었다는 집행 체계와 관련된 능력의 차이도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수출도 회복세에 올라탔다고 분석했다. 이 수석은 9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7% 증가한 것과 관련해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 수출을 기록했다”며 “일 평균으로 하더라도 4% 정도 되기 때문에 7월, 8월, 9월의 수출은 상당히 견조한 회복 흐름을 보였다고 평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교역량이 줄고 수출이 다 후퇴하는 상황에서도 우리가 (교역량이) 덜 줄어서 세계 수출 시장의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면, 경제상황이 정상화됐을 때 우리는 큰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주식 시장이 활황기를 맞은 것도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봤다. 이 수석은 “모든 증시가 다 좋은 것은 아니”라며 “주로 미국 증시, 특히 나스닥과 한국의 코스닥이나 코스피, 그다음에 중국, 대만 정도의 주식 시장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어서서 플러스 상태이고 나머지 나라들은 마이너스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면 업종, 온라인 플랫폼 업종, 기술주라고 할 수 있는 시장으로 재편되어 가는 과정에서 그 흐름을 타고 있는 나라들이 미국, 중국, 한국, 덧붙이자면 대만 정도의 나라”라고 해석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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