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승준(44·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씨가 “비자를 발급해달라”며 5년 만에 다시 소송을 냈다. 비자발급 소송에서 이겼는데도 정부가 비자발급을 거부해 입국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했다. 외교부는 “비자 발급은 행정청의 재량권”이라며 “무조건 발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씨는 서울행정법원에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상대로 여권·사증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유씨는 앞서 대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는데도 지난 7월 LA총영사관이 다시 비자발급을 거부하자 소송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과거 병역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가 2002년 한국 입국을 제한당했다. 재외동포 비자로 입국하게 해 달라고 신청했으나 비자발급을 거부당하자 2015년 행정소송을 냈다. 1·2심은 정부의 비자발급 거부가 적법하다고 판단했으나 대법원은 2019년 11월 비자발급 거부처분을 취소하라는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유씨는 파기환송심을 거쳐 올해 3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은 LA 총영사관이 재량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고 과거 법무부 입국 금지 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비자발급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다만 대법원 판결의 취지는 비자발급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으로 비자를 발급하라는 취지는 아니었다.
외교부는 이번에는 적법한 절차를 통해 비자발급을 거부했다는 입장이다. 외교부는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사증발급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은 주LA총영사는 관련 법령·규정·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등 적법한 재량권 행사를 통해 신청인에 대한 사증발급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재외동포에 대한 사증발급은 행정청의 재량행위에 속하는 것”이라며 “재외동포 체류자격의 신청 요건을 갖추었다고 해서 무조건 사증을 발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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