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걸그룹 블랙핑크가 첫 정규앨범의 타이틀곡 ‘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 속 간호사 복장을 두고 전형적인 성적 코드를 답습했다는 ‘성적 대상화’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소속사의 책임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날선 비판을 내놨다.
박 최고위원은 7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예술의 자율성과 별개로 성적 대상화가 특정 계층, 특정 직업에 대해서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성찰이 필요하다”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최고위원은 ‘특정한 의도는 없었다’는 블랙핑크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입장에 대해서도 “소속사는 성적대상화 의도가 없었다고 얘기했지만 당사자인 간호사들이 불편함을 느끼고, 뮤직비디오의 내용이 문제가 될 만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YG엔터테인먼트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특정한 의도는 전혀 없었으나 왜곡된 시선이 쏟아지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으면서 질타가 이어졌다.
지난 2일 공개된 블랙핑크의 ‘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를 보면 멤버 제니가 간호사 복장을 하고 나오는 장면이 있다.
곡 중 나오는 ‘No doctor could help when I‘m lovesick’(내가 사랑에 아파할 때는 어떤 의사도 소용없다)는 가사를 간호사와 환자 1인 2역 연기로 표현한 장면으로 간호사 복장을 한 제니는 헤어캡, 타이트하고 짧은 흰 치마에 빨간색 하이힐을 신었다.
이에 대해 간호사의 실제 복장과 동떨어진 차림으로, 왜곡된 이미지로 성적 대상화를 시도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5일 성명을 발표하고 “‘코스튬’이란 변명 아래 기존의 전형적인 성적 코드를 답습한 복장과 연출이었다”고 지적한 뒤 “대중문화가 왜곡된 간호사의 이미지를 반복할수록 갑질과 성폭력의 대상으로 노출되는 상황은 더 악화될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대한간호협회도 YG엔터테인먼트에 항의 서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YG 측은 입장을 내 “현장에서 언제나 환자의 곁을 지키며 고군분투 중인 간호사 분들에게 깊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며 “특정한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뮤직비디오도 하나의 독립 예술 장르로 바라봐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각 장면들은 음악을 표현한 것 이상 어떤 의도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해당 장면을 편집할지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YG엔터테인먼트의 입장 발표에 대해 대한간호협회는 재반박에 나섰다. 협회는 뮤직비디오 속 복장에 대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간호사 성적 대상화 풍조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글로벌 가수의 뮤직비디오가 미치는 사회적 영향력을 감안할 때 사회적 책임을 무겁게 느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방역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우리 간호사들의 권익을 개선시키기는커녕 사기마저 저하시킨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