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공급업체 선정을 위한 2020~2021 독감백신 구매 입찰에서 담합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은 7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급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 과정에서 2순위 업체 8곳의 입찰액이 100원 단위까지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 의원이 공개한 조달청 나라장터에 게재된 ‘질병관리본부 올해 인플루엔자 백신 구매’ 결과에 따르면 차순위 가격을 제출한 곳은 최종 낙찰된 신성약품 외에 송정약품, 뉴메디팜, 동원아이팜, 동진팜, 신성뉴팜, 인천약품, 지트리비앤티 등 8곳으로 이들 모두 투찰 금액을 1,085억3,605만7,800원으로 똑같은 가격을 제출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3일까지 독감백신 제조사 5곳 이상으로부터 공급확약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으며, 8개사 중 신성약품만 7곳으로부터 확약서를 받아 제출해 계약을 따냈다. 게다가 2순위 기업들 중 하나인 신성뉴팜은 신성약품의 계열사로 확인돼 낙찰 확률을 높이기 위해 편법 입찰을 했다는 의혹에 힘을 실었다. 1순위였던 서준약품은 100원 단위까지 같은 가격을 써냈던 8곳에 비해 오히려 4,400만원 더 낮은 최저가 금액으로 입찰했지만, 백신조달 업체에 대한 입찰방해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어 백신 공급확약서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의원은 “지난달에 국가예방접종사업 입찰에서 담합한 백신 제조법인과 임직원 8명을 검찰이 기소했다”며 “올해 입찰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됐는 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감에서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인플루엔자 뿐 아니라 조달과정과 납품 과정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답했다. 단 질병관리청은 “2순위 업체 8곳의 입찰액이 100원 단위까지 같은 것은 조달청이 공고한 기초 금액을 8곳이 모두 입찰액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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