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김용민 민주당 의원을 향해 “아직도 자기가 진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라고 날을 세운 것과 관련, 김 의원이 “쉽게 납득가지 않는 얘기를 하고 있다”며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김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진중권은 매우 강력한 스피커를 가진 사람”이라면서 “이런 분이 합리적 근거도 없이 모욕적인 언행을 사용했다면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고 진 전 교수에 대한 고소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국민들의 정치인을 비판하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르고 파장이 다르다”고 지적한 뒤 “그래서 이런 분들은 품격있는 언어를 사용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있어 이를 문제제기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김 의원은 이어 “어떤 근거로 저에 대한 모욕적인 언사를 사용하는지 진중권도 밝혀야겠지만 갑자기 참전한 금 전 의원도 밝혀주길 바란다”고 금 전 의원을 정조준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저는 변호사로 활동하며 표현의 자유를 위해 많이 싸워왔다. 그래서 모욕죄로 고소할 수도 있는 사안을 민사소송을 통해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표현의 자유와 제 인격권의 침해는 양립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또한 “저는 민사상 청구를 했고 언론개혁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논의되는 맥락과 다르지 않다”면서 “이제라도 진중권이 진심으로 사과한다면 소를 취하할 의향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끝까지 간다”고 강조했다.
앞서 금 전 의원은 이날 진 전 교수를 고소한 김 의원을 겨냥해 “스스로 아직도 자기가 진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라면서 “그러라고 사람들이 촛불 든 게 아니다”라고 쏘아붙였다.
덧붙여 금 전 의원은 “탄핵이 되고 정권 교체가 되니, 이제 민주당 국회의원이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다”면서 “그것도 표현의 자유 수호에 가장 앞장섰던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 국회의원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을 이어갔다.
이같은 금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김 의원은 “제 기억엔 금 전 의원이 언제 진보진영에 있었는지 잘 모르겠는데 진보를 언급하니 어색하다”면서 “마치 검찰이 대한민국 정의를 바로 세운다고 하는 것처럼 들린다”고 맞받았다.
한편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적폐청산 어쩌고 하는 단체에서 저를 형사고소한 데에 이어, 어제 민사소송도 하나 들어왔다”면서 “원고가 민주당의 김용민 의원”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소장을 읽어 보니 황당했다”고 말한 뒤 “이분 나한테 ‘조국 똘마니’ 소리 들은 게 분하고 원통해서 지금 의정활동을 못하고 계신단다. 그 대목에서 뿜었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지난 6월2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시사발전소’ 방송에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관련해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인물”이라고 지적하면서 “검찰 역사상 가장 최악의 검찰총장이 될 거란 생각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김 의원의 발언을 두고 진 전 교수는 다음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초선의원이 감히 대통령의 인사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나선다”면서 “누가 조국 똘마니 아니랄까 봐. 사상 최악의 국회의원”이라고 맹비난했다.
진 전 교수는 그러면서 “윤 총장이 사상 최악의 총장이라면 인사검증을 맡았던 조국 민정수석에게 엄중히 책임을 물으시라”면서 “청문회에서 윤 총장 옹호했던 너희 당이나 통렬히 꾸짖고, ‘사상 최악의 검찰총장’을 임명한 대통령에게 준엄하게 임명책임을 추궁하시라”고도 썼다.
김 의원은 조 전 장관 재직 시절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이후 올해 2월 민주당에 입당했고, 4·15 총선 때 경기도 남양주시 병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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