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일부 지역의 예배당 수용 인원을 제한하자 정통파 유대교들이 이에 반발하며 폭력 시위를 벌였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밤 정통파 유대교도 수백명은 뉴욕 브루클린의 버로우 공원 인근 13번가를 점거해 마스크를 불태우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유대인 밀집 지역인 브루클린과 퀸스 등의 지역에 위치한 학교와 식당, 예배당 등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를 강하게 규탄했다. 일부 시위대는 휴대전화로 시위 현장을 촬영하던 시민을 집단 폭행하기도 했다. 피해자는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시위대 중에서 경찰에 체포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종교 지도자들 역시 쿠오모 주지사를 향한 비판에 가세했다. 가톨릭 브루클린 교구의 니콜라스 디마르지오 주교는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엄격히 준수해왔고 이러한 조치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며 “(쿠오모 주지사의 결정으로) 종교의 자유가 부당하게 공격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교회 산하의 한 단체도 “(만약 방역 조치를 집행한다면) 모든 종교에 적용해야 한다”며 “매우 모욕적”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쿠오모 주지사는 예배당을 다중이용시설의 대표적인 예로 거론하며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보이는 일부 지역에 한해 8일부터 10명 이상 신도가 모여 예배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에도 쿠오모 주지사는 기자들에게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환자가 전날 705명에서 이날 748명으로 급증했다”며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뚜렷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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