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이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 건립을 조속히 추진해 달라며 한국야구위원회에 촉구하고 나섰다. 이 사업은 2014년 협약을 체결하고 기장군에 들어설 예정이었으나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8일 기장군에 따르면 오규석 기장군수는 7일 서울 한국야구회관 내 한국야구위원회(KBO)를 방문해 정운찬 총재에게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 실시협약을 조속히 이행해 줄 것을 협조 요청했다. 면담에 앞서 오 군수는 회관 건물 앞에서 건립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국야구 100년, 프로야구 30년을 기념하려고 추진한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 건립 사업은 부산시와 기장군이 서울, 인천 등 수도권 도시들과의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인 결과 기장군에 건립하기로 확정됐다.
이후 2014년 3월 부산시와 기장군, KBO는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 건립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부산시는 108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명예의 전당을 건립하며 기장군은 1,850㎡의 명예의 전당 부지 제공과 정규야구장·부대시설을 조성하기로 했다. 운영은 KBO에서 맡기로 했다.
기장군은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 건립 실시협약’ 조건에 따라 현대차 85억원을 포함한 280억원을 투입해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이 들어설 기장현대차 드림볼파크에 정규야구장 4면과 리틀야구장·소프트볼장 각1면, 관제센터와 조명탑 기타 부대시설을 조성했다. 또 실내야구연습장과 야구체험관도 부지 내 신축 예정이다.
하지만 2015년 중앙투자심사 시 독립채산제로 운영하라는 조건에 따른 연간 약 20억원(KBO 추정)의 운영비 부담과 최초 사업을 추진한 KBO 총재 및 사무총장 등 운영진의 교체로 부산시와 KBO간의 계속적인 이견이 발생되면서 실시설계 용역 중지 등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 군수는 “기장현대차 드림볼파크는 2016년 세계여자야구월드컵과 2019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손색이 없는 야구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며 “명예의 전당 주변 여건 조성을 위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한 만큼 하루 빨리 명예의 전당이 건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장군은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 실시협약 조건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정규·리틀야구장뿐만 아니라 국내 유일의 소프트볼장도 조성해 성황리에 운영 중이며, 이미 투입한 280억원 외에 앞으로 120억원을 추가 투자해 실내야구연습장과 야구체험관, 부설주차장, 광장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여기에 당초 협약대로 명예의 전당이 건립되면 매년 30~50만 명의 관광객과 야구인들이 찾는 미국 뉴욕의 쿠퍼스 타운처럼 야구의 성지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 군수는 이날 정운찬 총재를 면담하는 자리에서도 이러한 뜻을 전달했다. 정 총재는 “지금까지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 건립사업을 열심히 추진해 왔고 빠른 시일 내 이사회를 개최해서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 건립에 필요한 절차를 책임지고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을 오 군수에서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오 군수는 “서울, 인천 등과의 치열한 유치 경쟁을 뚫고 기장군에 어렵게 유치한 사업인 만큼 조속한 시일 내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절박한 심정으로 부탁한다”며 “기장군도 발 벗고 나서서 도울 수 있는 모든 부분은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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