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한글날을 맞아 ‘방탄소년단’과 영화 ‘기생충’의 성취의 밑바탕엔 한글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경복궁 수정전에서 열린 한글날 경축식에서 “방탄소년단과 영화 기생충 사례의 공통점은 바로 ‘한글의 세계화’”라며 “이렇게 폭풍적으로 성장하는 한류문화의 밑바탕에는 한글이 있다”고 진단했다. 정 총리는 “한글이 가지고 있는 독창성과 창의성, 표현 못할 말이 없을 만큼 풍부한 어휘는 그 어느 문자보다 매력적”이라며 “세계인이 우리 말과 글을 매개로 한류 문화에 더욱 가까워지고 대한민국이 가진 문화의 역량도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정 총리는 또 “훈민정음은 ‘애민정신의 결정체’”라며 “단순한 문자가 아니라 민심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던 ‘정치의 궁극적 목표’를 언어로 구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 총리는 일제강점기 한글 말살정책의 잔인성과 그 속에서 한글을 지키려는 선조들의 노력을 상기시키며 “한글은 민족정신을 지키고, 독립을 향한 불굴의 의지를 불태울 수 있었던 디딤돌이자 원동력이었고 역사의 파고 속에서 온 겨레의 마음을 하나로 모은 위대한 구심점이었다”고 강조했다.
한글날 때마다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 세대의 언어습관과 신조어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는 상황에 대해선 “젊은 세대의 언어 또한 그 시대를 반영하는 독특하고 창의적인 상징”이라며 “젊은 세대의 회복력과 자체 치유력을 믿기에 과도한 우려보다는 그 세대의 생각을 가늠할 수 있다는 긍정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말과 글이 거칠면 그 나라 사람의 뜻과 일이 다 거칠어지고, 말과 글이 다스려지면 그 나라 사람의 뜻과 일도 다스려진다”는 주시경 선생의 말을 부각하며 “공직자와 정치권, 언론과 각계 지도층이 더욱 각별하게 마음에 새겨야 할 말씀”이라고 주장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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