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인 9일 서울에서는 대규모 집회가 금지되면서 대신 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곳곳에서 열렸다.
사랑제일교회 등이 참여하는 8·15광화문국민대회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서대문구 독립문 등에서 낙태 반대, 방역당국 비난 등을 주제로 한 연속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민단체 케이프로라이프 독립문 앞 기자회견에서 임신 1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는 내용의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비판했다.
8·15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광화문 광장에서 ‘정치 방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공지했다. 이 단체는 한글날 집회를 금지한 경찰의 처분에 불복해 집행정지를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되자 사전 신고가 필요하지 않은 기자회견 형태로 도심 행사를 개최하기로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서울 지역에 신고된 집회는 총 1천220건이다. 경찰은 이 중 인원이 10명 이상이거나 중구·종로구 등 집회금지 구역에 신고된 139건에 개최 금지를 통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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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에 이어 이날도 서울 도심 곳곳에서 보수단체들의 ‘드라이브 스루’ 차량시위도 진행될 예정이다. 애국순찰팀은 이날 정오 수원역을 출발해 오후 1∼2시께 우면산터널로 서울에 진입한다. 검은색 차량 9대는 개천절 때와 같이 서초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택 인근과 추미애 장관의 광진구 자택 근처로 오후 4시 30분께까지 행진한다. 우리공화당 서울시당도 이날 오후 2시께 송파구 종합운동장 인근에서 차량 9대 시위를 시작한다. 이들은 잠실역∼가락시장사거리∼올림픽공원사거리∼몽촌토성역 코스로 이동한 뒤 잠실역을 거쳐 오후 6시께 종합운동장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경찰은 개천절 차량시위에 대해 법원이 부과한 조건을 이번 시위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앞서 법원은 집회 참가자의 이름·연락처·차량번호 목록을 미리 경찰에 내고, 집회 시작 전 경찰에 확인받아야 한다고 적시했다.
/김태영기자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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