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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기 속 기아 퇴치 큰 역할"[노벨평화상에 세계식량계획]

에티오피아 기아·유고 내전·아이티 대지진 등 구호

매일 항공기·선박·트럭 등 활용

도움 손길 필요한 곳에 식량 지원

분쟁 지역 평화 개선에도 기여

지난해 6월 예멘 수도 사나에서 세계식량계획(WFP)의 한 직원이 어린이를 치료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올해 노벨평화상은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에 돌아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 식량 사정이 더욱 악화한 가운데서도 기아와 효과적으로 싸운 공로를 인정받았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WFP를 202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국제적 연대와 다자 간 협력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면서 “WFP는 기아에 대항하고 분쟁지역의 평화를 위한 조건을 개선하며 기아를 전쟁과 분쟁의 무기로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위원회는 또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항하는 인상적인 능력을 보여줬다”면서 “WFP가 밝힌 것처럼 코로나19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이번 혼란에 대항하는 최고의 백신은 식량”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코로나19는 저개발국 기아 피해자를 급격히 늘렸다. 예멘이나 콩고·나이지리아·남수단·부르키나파소 등에서는 분쟁과 코로나19가 겹쳐 제대로 먹지 못하는 사람이 대폭 증가했다.





WFP는 세계에서 굶주리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상태인 ‘제로헝거(Zero Hunger)’를 목표로 하는 국제기구다. 기아 근절은 지난 2015년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 중 하나로 채택됐는데 WFP는 이 목표 달성의 중추 역할을 한다. 재난상황에서는 식량뿐 아니라 의료 등 각종 구호활동과 물품도 지원한다. WFP는 1980년대 에티오피아의 대규모 아사 사태, 1990년대 유고슬라비아 내전, 2004년 동남아시아 쓰나미 재앙, 2010년 아이티 대지진 때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지난해 극심한 기아에 시달린 사람은 1억3,500만명 선으로 집계되는데 WFP는 이 중 세계 83개국 1억명에게 도움을 줬다.

WFP 대변인은 수상 소식을 접한 뒤 “영광스러운 순간이다. 후보가 된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수상자로) 호명되다니 대단한 성취”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에는 개인 211명과 기관 107곳 등 318명이 올랐다. 이는 역대 네번째로 많은 후보 수다./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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