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소니의 차세대 게임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5(PS5)’가 1차에 이어 2차 예약판매에서도 1시간여 만에 매진됐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콘솔 ‘엑스박스 시리즈 X’와 ‘시리즈 S’도 지난달 22일 사전예약을 시작하자마자 매진됐다.
콘솔게임기의 연이은 매진 행렬에 국내 게임 시장에 콘솔의 ‘황금기’가 올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PC와 모바일게임 위주의 한국 시장에서도 최근 콘솔게임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국내 콘솔게임 매출액은 2017년 3,734억원에서 2018년 5,285억원 규모로 1년 만에 40% 넘는 성장률을 보였다.
하지만 국내 게임업계는 축배를 들지 못하고 있다. 일부 게임사들이 뒤늦게 콘솔게임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지금까지 글로벌 콘솔게임 히트작 중 국산 게임은 전무하다. 엔씨소프트·펄어비스 등이 AAA급 콘솔 타이틀 출시를 준비하고 있지만 철옹성 같은 외산 게임들을 넘어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콘솔게임을 클라우드에 접목한 게임 구독 서비스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이동통신사 주도로 유통망을 제공하는 데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MS는 ‘엘더스크롤’ ‘폴아웃’ ‘둠’ ‘울펜슈타인’ 등 다수의 히트작을 개발한 게임사인 베데스다소프트웍스의 모회사 제니맥스미디어를 약 8조7,000억원에 인수했다. 이미 22개의 게임 스튜디오를 거느린 MS가 베데스다를 인수한 이유는 자사 게임 구독 서비스 ‘엑스박스 게임 패스’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서다. 넷플릭스처럼 콘텐츠 확보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구독형 서비스 특성상 독점 콘텐츠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조성한 생태계에서 일부 국내 게임업체들이 콘솔용 게임을 출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뒤늦은 대응이라는 평가다.
한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MS가 베데스다를 인수한 것을 보고 열패감이 들었다”며 “이미 글로벌 게임계에서는 인수합병으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지각변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한국은 홀로 동떨어져 있는 시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현섭·오지현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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