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0일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을 연상케 하는 회색 정장 차림에 회색 넥타이를 맨 모습으로 열병식에 참석해 관심을 끌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7시부터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자정에 열린 열병식을 19시간 만에 녹화 중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언급하며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에게 (코로나19)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굳건하게 손 맞잡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북한에는 코로나19 확진자나 사망자가 없다며 “한 명의 악성 바이러스 피해자도 없이 모두가 건강해 주셔서 정말 고맙다”라고도 덧붙였다.
특히 올해 북한이 겪었던 ‘삼중고’를 짚으며 주민들에 대한 미안함과 감사함도 수차례 전했다.
그는 “연초부터 하루하루 한 걸음 한 걸음이 예상치 않았던 엄청난 도전과 장애로 참으로 힘겨웠다”며 “가혹하고 장기적인 제재 때문에 모든 것이 부족한 속에서도 비상 방역도 해야 하고 자연재해도 복구해야 하는 난관에 직면한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들어와 얼마나 많은 분이 혹독한 환경을 인내하며 분투해왔느냐”며 “예상치 않게 맞닥뜨린 방역 전선과 자연재해 복구 전선에서 우리 인민군 장병이 발휘한 애국적 헌신은 감사의 눈물 없이 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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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연설 중간에 울먹이며 “너무도 미안하고 영광의 밤에 그들(장병)과 함께 있지 못한 것이 마음 아프다”고 말해 주목받았다.
이는 코로나 19 상황과 대북제재로 인한 경제난으로 고통받는 북한 내부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다만 김 위원장은 미국 등 대외 메시지를 자제하면서도 자위적 국방력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그 누구를 겨냥해 전쟁억제력을 키우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 스스로를 지키자고 키우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 안전을 다쳐놓는다면 가장 강한 공격적 힘, 선제적으로 총동원해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미국 등 외부 위협에 맞서 자위적 억제력을 지속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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