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정의당 신임 대표는 11일 여당을 향해 “강력한 비판자 역할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는 정의당의 ‘민주당 2중대’ 탈피 문제에 대한 의지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이날 한 취임 인터뷰에서 “여당은 경제·민생·재정 문제에서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금기를 깨고 독자적인 정책으로 승부해 진보정당의 가치를 국민이 인정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정부보다 진일보한 ‘전 국민 고용 및 소득보험’ 법안을 추진하겠다”며 “처벌 조항이 있는 낙태죄도 빨리 대응하려고 한다”고 했다. 또 내년 예산안과 관련해 “재정 여력이 있기 때문에 추경을 찔끔찔끔할 바에야 600조 원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보수정당의 기세가 강했던 과거에는 선거전에서 민주당과 연대했는데, 지금은 민주당이 여당”이라며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선에서 민주당은 책임을 느껴야 하는데, 후보를 낸다면 우리는 진보 시민사회와 연합해 경쟁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을 연대가 아닌 경쟁의 대상으로 정의한 것이다.
당 노선과 관련해서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대중화하는 고민을 했던 노회찬 의원과 과단성이 있는 심상정 전 대표를 묶어 ‘과감한 대중성’을 정의당의 노선으로 담아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원외 출신인 그의 당선을 두고 ‘심상정-노회찬’으로 대표되는 진보정치 1세대의 막이 내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동안 제도 정치와 타협해온 당 노선에 대한 불만이 드러난 것이란 해석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그의 취임을 축하하며 “민주당을 긴장하게 할 진보적 의제들을 제기해주길 기다리며 열린 마음으로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민주당은 민주주의와 민생복지를 함께 추구하는 파트너로서 정의당을 존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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