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한 연설을 두고 “남한에는 화해의 손길, 미국에는 신형 전략무기를 내밀었다”고 평가했다.
태 의원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열병식은 북한의 ‘우리 민족끼리’와 ‘한미 동맹’ 사이에서 어느 쪽을 선택할지 우리 정부를 더욱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연설에서 ‘핵보유국’이라는 단어보다 “전쟁 억제력”이라는 표현을, ‘미제국주의’보다 “침략 세력”이라는 간접적인 용어를 쓴 데 주목했다. 태 의원은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에게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굳건하게 손 맞잡기를 기원한다’는 내용으로 우리 공무원피격사건을 무마시키고 더 이상의 관계 악화를 바라지 않는다는 유화메시지도 나왔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러나 거기까지였다”라면서 “결국 김정은은 지난해 말 언급한 대로 새로운 전략무기를 내놓고 말았다”고 했다.
북한은 열병식에서 마지막으로 개발한 ICBM인 화성-15형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새 ICBM을 내놓았다. 열병식 마지막 순서에 등장한 ICBM은 11축 22륜(바퀴 22개)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있었다. 기존의 화성-15형을 실은 TEL보다 2축4륜이 늘어난 만큼 미사일도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태 의원은 “북한은 ICBM을 그대로 발사할 수 있는 차량과 확장된 미사일 몸체와 탄두 부분을 공개함으로써 미국을 향한 발사 시간 단축과 워싱턴과 뉴욕을 동시에 핵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음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태 의원은 신형 ICBM 공개에 대해 “북한의 ‘정면돌파’ 전략이 변하지 않음을 대내외적으로 보여준다”며 “내부결속도 다지고 미대선 후 시작될 협상에서 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속셈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태 의원은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북한의 핵 무력 고도화, 현대화된 것이 증명된 현재 문재인 대통령이 새롭게 추진하려는 “선 종전선언 후 비핵화 추진안”도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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