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등등한 무기들을 펼쳐놓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평화’ 타령을 했다. 그는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며 유화 제스처를 보였다. 핵무기 등 첨단무기를 개발하면서 말로는 대화를 제의하는 전형적인 화전양면 전술이고 이중 플레이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해버리더니 느닷없이 무슨 화해 메시지인가. 북한은 더구나 우리 공무원을 총살하는 반인륜적 만행을 저지르고도 우리의 진상조사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무력시위 하루 뒤인 11일 오전 뒤늦게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더니 ‘남북관계를 복원’하자는 북한의 입장에 주목해 대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신형 무기에 대해서도 전략적 의미를 분석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놓았을 뿐이다. 이런 안이한 자세로는 북한의 도발을 막고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없다. 압도적 군사력을 갖추고 한미동맹을 굳건히 해야 예측 불가능한 북한의 재도발을 막고 평화를 지켜낼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북한의 무력시위를 보면서도 ‘종전선언’을 비롯한 남북관계 개선에만 집착한다면 두 얼굴 전술로 우리 국민을 위협하는 김정은 정권의 나쁜 버릇을 고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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