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위해 말라리아약인 클로로퀸을 사용해야 한다고 또 주장했다.
11일(현지시간) 리우타임스 등 브라질 현지 매체에 따르면 보우소나르 대통령은 이날 공개한 동영상에서 코로나19 환자에게 클로로퀸을 사용했더라면, 사망자의 30%는 죽음을 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로로퀸은 말라리아 치료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이 약을 ‘신의 선물’이라고 평가하며 예방 차원에서 매일 복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 식품의약국(FDA)은 클로로퀸 계열의 약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미미하고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 3월 내렸던 긴급사용 승인을 철회한 바 있다.
문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브라질 내 코로나19 사망자가 15만명을 넘은 상황에서도 무책임한 발언을 이어갔다는 점이다. 브라질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사망한 브라질인은 15만198명으로 조사됐다. 누적 확진자 역시 508만2,637명으로 미국과 인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하지만 그는 이번 영상에서 코로나19 사망자 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격리 조치를 비판하는 데 집중했다. 이에 대해 브라질 언론은 클로로퀸의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들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했다.
클로로퀸과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해야 한다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주장은 두 차례에 걸친 보건부 장관 교체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초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과 함께 보건부 장관으로 활동한 루이스 엔히키 만데타는 4월 16일 사임했고, 후임자인 네우손 타이시 역시 한 달 만인 5월 15일 물러났다. 이후 현역 군 장성인 에두아르두 파주엘루가 장관을 맡았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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