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2024년까지 인공지능(AI) 관련 고급인력을 1,000명 양성하는 등 첨단 사업 지원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 총리는 12일 경기 판교 시스템반도체 설계지원센터에서 열린 제13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인공지능(AI) 강국 실현을 위한 인공지능 반도체 산업 발전전략’을 안건으로 상정하며 이 같이 밝혔다. 정 총리는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는 이 시기에 인공지능과 반도체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간 기술패권 전쟁에 불이 붙은 것만 보아도 인공지능과 반도체가 향후 문명사의 승부처인 것을 알 수 있다”며 “특히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인공지능 반도체는 인공지능이 전 산업에 확산됨에 따라 모바일, 자동차, 가전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언컨대 인공지능 반도체가 없는 기기는 팔리지 않는 시대가 앞으로 올 것”이라며 “그런데 우리가 인공지능 반도체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느냐고 전문가들에게 물어봤더니 이구동성으로 인력이 중요하다고 답변했다”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그러면서 “이를 위해 정부는 산업 생태계 관점에서 인력양성을 지원하도록 하겠다”며 “기업-정부가 공동투자하는 인공지능 반도체 아카데미와 대학 내 인공지능 반도체 특화 인력양성 센터 운영 등을 통해서 2024년까지 인공지능 반도체 고급인력 1,000명을 양성하고 산학연 공동 국가 R&D 프로젝트 등을 통해서 우수한 인재와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 기업 간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인공지능 연산에 최적화된 엔피유(NPU) 반도체, 메모리와 프로세스를 통합하는 신개념 핌(PIM) 반도체 등 세계 최고 기술력에 도전하겠다”며 “시장 창출을 위해 대규모 공공인프라에 인공지능 반도체를 선제적으로 활용하고 팹리스와 수요기업의 협력을 통해 인공지능 반도체 공동개발과 생산을 지원하는 ‘1사 1칩 프로젝트’ 등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정 총리는 특히 한때 휴대폰 세계시장을 40% 이상 점유했던 ‘노키아(NOKIA)’의 일화를 예로 들며 “노키아 엔지니어들은 아이폰 등이 나오기 몇 년 전에 이미 ‘컬러 터치스크린에 고해상도 카메라가 달린 전화기’를 제안했다고 한다”며 “그러나 당시 이 과감한, 어찌보면 비현실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데 드는 높은 비용과 리스크 등으로 인해 노키아 경영진은 이것을 묻어버렸고 이후 몇 년 뒤 이 아이디어는 다른 기업들에 의해서 스마트폰으로 구현되었고 노키아의 위세는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경고했다.
정 총리는 이와 함께 ‘연구·개발(R&D) 우수성과 범부처 이어달리기 추진방안’을 소개하며 “성과발굴부터 후속지원까지 범부처 지원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올해 우리 정부의 R&D 투자 예산은 24조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라며 “연구 현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들이 상당히 축적되고 있습니다만 이러한 성과가 연구실 담을 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 총리는 또 “지금과 같이 각 부처의 칸막이 안에서 R&D 지원이 이루어지는 방식에서는 국가적인 연구성과를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원대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비현실적으로 보일 정도로 과감한 프로젝트, 이른바 룬샷(loonshot)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공지능 반도체 분야에서도 우리가 구글, 엔비디아와 당당히 경쟁하는 초일류 기업을 키워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미래에 도전해 가기를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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