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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대사 "70년전 美 선택했다고 앞으로도 그래야 하는 것 아니다"

"사랑하지도 않는데 동맹 지키는 건 美에도 모욕"

"내 발언 미국에선 전혀 문제 없어" 언론 문제 지적

"종전선언은 정치 선언...北만 동의하면 돼 설득중"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수혁 주미대사가 화상으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수혁 주미대사가 “한국은 70년 전에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사는 11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진행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주미대사관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미국을 사랑할 수 있어야, 우리 국익이 돼야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사랑하지도 않는데 70년 전에 동맹을 맺었다고 해서 그것을 지켜야 한다는 것은 미국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사의 이날 언급은 미국과 중국에 대한 자신의 과거 발언과 관련해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대사는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서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선택을 강요받는 국가가 아니라 이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국가라는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한국은 수십 년 전 권위주의를 버리고 민주주의를 받아들였을 때 이미 어느 편에 설지 선택했다”고 경고했고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차관보는 “민주주의를 선택한다면 옳은 선택을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사는 또 지난달 3일 조지워싱턴대 화상 대담에서 미중 갈등을 거론하며 “우리는 한미동맹의 미래상을 숙고해봐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미국은 우리 동맹이고 중국은 우리의 가장 큰 역내 무역파트너 중 하나라는 사실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식으로 해석돼 논란이 됐다.



이날 국감에서는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대사의 과거 발언들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대사는 자신의 발언을 언론이 거두절미하고 보도해 오해가 생겼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는 “외교관이면 발언을 신중하게 해야 하고 오해의 소지가 없어야 하는데 오해가 생겼다면 제 부덕의 소치”라면서도 “당시 발언의 전후 맥락을 보면 미국과의 동맹이 얼마나 중요한지 구구절절 표현했고 미국 정부에서 그것을 의심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 발언이 서울에서 문제가 되고 있어 미 고위층에 물어봤다”며 “중국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게 불편하냐고 물어보니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유엔총회 연설 등에서 제안한 종전선언과 관련해서는 미국 고위관리 접촉을 통해 파악했다며 “미국 고위 관료 접촉 결과, 북한만 동의하면 된다는 것”이라며 “유엔사가 해체되는 것도 아니고 종국적인 평화협정을 만들어 항구적 평화를 이루자는 정치적 선언이고 지금 북한을 설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당선될 경우 북핵 문제와 관련해 현재의 톱다운(하향) 방식의 정상 외교는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사는 “(바이든 측의) 외교·안보를 맡을 사람들이 과거에 오바마 정부에서 고위직을 한 사람들”이라며 “경험으로 볼 때 톱다운보다는 밑에서 검토하고 건의하는 것을 대통령이 재가하는 형태를 많이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주장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기 위한 미국 내 ‘평화의 소녀상’ 건립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 쪽에서 철거를 시도할 경우 정부 차원에서 적극 대응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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