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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안 나" 추미애에 국감 파행…"끼어들지마" vs "반말하지마" 여야 충돌(종합)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를 상대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오전 국정감사가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아들 서모(27)씨의 ‘군 휴가 특혜’ 의혹을 둘러싼 여야의 격렬한 공방으로 40여분 만에 파행했다.

추 장관은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아들 휴가 연장을 지시한 적 없다’는 과거 발언의 거짓 여부를 추궁하자 “부정한 청탁, 지시는 없었다”, “(보좌관과의 카톡 내용을) 기억하지 못했다”며 맞섰고 여당 역시 사건이 무혐의로 종결된 만큼 추 장관이 답변할 필요가 없다며 야당 의원의 질의를 막았다.

이에 야당은 “추 장관은 거짓말에 대해 사과하라”며 여당 의원들의 ‘추미애 감싸기’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다. 여야의 충돌 과정에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반말로 고성을 높이며 격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12일 추 장관은 국회 법사위 국감에 출석해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국정감사에서는 증인선서를 하기 때문에 국회 대정부질문과 달리 거짓말을 하면 위증죄로 처벌받는다. 이에 야당은 검찰의 포렌식 수사 과정에서 나온 추 장관과 보좌관의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근거로 “국회 대정부질의의 거짓 진술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전 의원은 지난 대정부질문을 언급하며 “(아들의 휴가 연장과 관련해) ‘보좌관과 연락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는데, 검찰 보도자료를 보면 6월14일 병가 연장 보고를 받고 6월21일 보좌관과 연락을 주고받았다”며 “국회 거짓 진술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할 생각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추 장관은 “거짓 진술하지 않았다. 법령을 위반하거나 부정한 청탁, 지시는 없다는 것(이 당시 발언의 취지였다)”고 답했다. 전 의원이 다시 “질문의 취지는 보좌관과 연락할 시간과 경황이 없었다고 말했는데,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면 보좌관과 연락을 주고받았지 않느냐”며 “그 발언의 진실성을 여쭤본 것”이라고 거듭 질의했지만, 추 장관은 “기억하지 못한다”고 방어벽을 쳤다.

추 장관은 “제 카카오톡에 그런 문자가 있다는 것이 휴대전화가 포렌식 돼 나와서 알게 됐다”며 “(대정부질문 발언 당시에는) 그것을 기억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문자에도) ‘지원장교님’이라고 돼 있다”며 “아는 사람에게 지시 차원에서 (연락처를)전달했다면 ‘지원장교’라고 돼 있겠지, ‘님’자가 없었을 것이다. 내가 지시하지 않았다는 것을 완벽하게 알 수 있는 문장”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왼쪽)과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이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국정감사가 정회된 뒤 논쟁하고있다. /연합뉴스


전 의원은 추 장관의 이 같은 답변에 “장관의 정직성은 검찰개혁 책임자로서 관계가 있다. 이게 지시인지 아닌지, 그 전 발언이 허위인지 아닌지는 장관이 판단할 게 아니라 국민이 상식선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공방은 이어졌다. 추 장관은 전 의원의 이어지는 질의에 “기억나지 않는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병가 연장 당시인) 2017년 6월21일 아들과 통화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들과 통화한 기억은 없다. 아마도 없을 것”이라고 답했고, “25일 보좌관으로부터 보고받은 사실도 없으신가”라는 질의에도 “기억은 못 한다”고 답변했다. 이에 전 의원은 “이게 28번째 거짓말이 아니길 바라겠다”고 꼬집었다.



추 장관은 ‘서일병 구하기’라는 야당의 비판에 “서 일병은 구해지는 사람이 아니고 군복무를 이행한 사람”이라며 “굳이 구해질 필요가 없다”고 맞서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도 추 장관을 지원사격했다. 김남국 의원은 전 의원의 질의에 대해 “나도 보좌관과 통화한 거 기억 못한다. 3년 전 통화를 어떻게 기억하느냐”며 개입했고, 장제원 의원은 “김남국, 너무 심하지 않나. 말끝마다 개입해서 추 장관 답변을 왜 자기가 하나. 국감이 계속 이렇게 되면 야당 의원들도 민주당이 질의할 때 계속 방해하겠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자 김 의원은 다시 장 의원에게 “정책 질의는 하지 않고 추 장관 사건으로만 계속 정쟁을 일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쟁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두 의원은 반말로 “끼어들지 마라”, “예의를 지켜라”, “반말하지 마라”, “사과하라”며 대치했고 다른 의원들도 가세해 법사위 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수사결과가 발표됐지만 추 장관이 국회서 한 27번의 거짓말은 고스란히 남아있다”며 “그래서 야당 의원이 질문하는데 왜 방해하느냐. 우리 당은 여당의 3분의 1이어서 여당이 두 번 질의할 때 한 번 질의한다. 그런데도 (여당이)사사건건 끼어든다. 아무리 방탄국감이라지만 너무 심하다. 여러분이 국회의원인가 법무부 직원인가”라고 여당을 비판하기도 했다.

여야간 고성이 높아지자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나서서 장내를 정리했으나 대치는 계속됐다. 결국 윤 위원장은 “여긴 장마당이 아니다. 대체 어디까지 참아야 하느냐. 더 이상 감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며 낮 12시10분께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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