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안전에 대한 우려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의 3상 임상시험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존슨앤드존슨(J&J)의 백신 시험 중단 소식에 이어 또다시 전해진 악재에 세계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일라이릴리의 몰리 매컬리 대변인은 “안전이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며 “독립적인 안전감시위원회가 신중하자는 차원에서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한 것으로 알고 있고, 회사는 그들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우려가 제기됐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일라이릴리가 개발 중인 항체치료제는 미 행정부의 자금지원을 받을 뿐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직접 언급해 단숨에 주목을 받았다. 일라이릴리는 미 국립보건원(NIH)의 후원으로 지난 8월 코로나19 환자 1만명을 대상으로 약물의 효과를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와 비교하는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8일에는 코로나19에 걸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치료제로 사용된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를 극찬하며 일라이릴리를 언급해 미국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이 임박했다는 기대감도 커졌었다.
이번 악재는 J&J의 코로나19 백신 임상 중단 소식과 맞물려 더욱 큰 우려를 낳았다. 전날 J&J는 “(임상시험 중인) 백신 접종자 한 명에게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이 발생했다”며 “회사의 내부 전문가와 독립적인 감시조직이 이번 사례를 검토하고 평가하겠다”고 발표했다. J&J는 지난달 코로나19 환자 6만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3상 시험에 돌입해 이목이 쏠렸었다.
다만 의료 전문가들은 임상시험이 중단되는 일이 드물지 않다며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브리검영여성병원의 보건정책 전문가인 제러미 파우스트는 방송에 “유망한 치료법을 시험할 때도 때로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곤 한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 역시 발생한 부작용이 약물 자체가 아닌 기저질환의 결과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진단에도 전염병 대유행의 장기화가 기정사실로 되며 시장은 초조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미국 베일러의과대학 국립열대의학대학원의 피터 호테즈 원장은 “모두가 근심했던 가을·겨울의 (코로나19) 급증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며 내년 2월까지 코로나19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미 CNN방송에 전했다. 쏟아지는 우려 섞인 시선에 이날 뉴욕증시에서 일라이릴리의 주가는 전날보다 2.85% 떨어진 주당 150.08달러에 마감됐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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