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수소 생산과 충전이 동시에 가능한 수소차 충전소가 서울에 들어선다. 수소차 보급의 최대 단점으로 지적됐던 충전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수소차 확산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울시는 친환경 수소에너지를 자체 생산해 공급하는 수소차 충전소인 ‘상암 수소스테이션’을 오는 19일부터 가동한다고 15일 밝혔다. 상암 수소스테이션은 지난 2011년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인근에 연구목적으로 설치됐다. 2018년 수소차 상용화를 계기로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됐지만 수소 생산량 한계 및 충전압력 부족 등으로 충전소 이용에 불편을 겪었다.
서울시는 시민 불편을 해소하고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상암 수소스테이션의 충전 능력을 높이기 위한 성능 개선공사를 진행했다. 새로 문을 여는 상암 수소스테이션은 1일 수소 생산량이 기존 75㎏에서 160㎏으로 2배 이상 확대됐다.
하루에 충전 가능한 대수도 10여대에서 30여대로 3배 늘었다. 1회 충전시 충전압력도 350bar에서 700bar로 증가해 운행 가능 거리가 300㎞에서 최대 609㎞로 약 2.3배 늘었다. 서울에서 대구까지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상암 수소스테이션은 국산 기술로 개발된 수소추출기를 통해 수소 생산과 충전을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원스톱 수소충전소다. 기존에는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에서 수소를 분리해 생산했지만 도시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방식까지 추가됐다. 메탄가스를 활용하는 방식은 도시가스만 사용하는 개질식 충전소보다 친환경적이어서 향후 관련 기술의 글로벌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운영은 서울시 산하 서울에너지공사가 맡는다. 근무인력을 확충해 주말에도 운영하고 일일 충전 가능 시간도 기준 기존보다 5시간 늘어난 오전8시부터 오후10시까지로 확대된다. 충전소 이용은 예약제로 운영하며 올해 말까지 무료로 운영한 뒤 내년부터 유료로 전환한다.
한편 서울시는 상암수소스테이션 개소를 맞아 19일부터 저공해차 구매보조금 지원시스템을 통해 총 300대 규모로 올해 제2차 수소차 보조금 신청을 받는다. 총 300대를 지원한다. 앞서 서울시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올해 친환경 수소차 1,237대를 보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민수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수소차가 일본 도요타나 혼다 등 선진국 자동차 제조사보다 기술적 측면에서 앞서고 있음에도 정작 충전 인프라가 부족해 내수 기반이 갖춰지지 않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수소차 충전소를 전국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를 지정하고 관련 법령을 정비해 수소차 확산을 위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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