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5일(현지시간) “종전선언은 항상 협상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던 문제였고 한미 간에 다른 생각이 있을 수 없다”면서도 “문제는 종전선언이 비핵화 과정에서 선후관계가 어떻게 되느냐, 또는 비핵화와의 결합 정도가 어떻게 되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출발점으로 제시한 ‘종전선언’과 관련해 한미가 큰 틀의 공감대를 이뤄졌지만 ‘선(先)비핵화 후(後) 종전선언’의 미측 입장과 충돌하며 의견을 조율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3일 3박 4일 일정으로 방미한 서 실장은 이날 오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면담을 하고 특파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서 실장은 “국회 국정감사 때 종전선언의 범주와 관련해 ‘비핵화를 전제로 한 종전선언이냐’ 하는 논의가 있었다. (미국과)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느냐”는 질문에 “종전선언이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따로 놀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비핵화 없는 종전선언’이라는 일각의 비판과 관련해 종전선언은 비핵화와 연계해 추진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다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가운데 종전선언의 실행 순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서 실장은 그러면서 이번 방미 기간 중 “종전선언을 놓고 특별히 깊이 있게 얘기하진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한미동맹 선택’ 발언으로 인한 논란에는 진화에 나섰다. 지난 12일 이수혁 주미대사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이 70년 전에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이 대사한테 직접 확인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면서도 “이 대사가 평소 한미관계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특파원 분들이 더 잘 알지 않느냐. 약간의 오해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실장은 이번 방미 활동에 대해 “가장 기본적으로는 굳건한 한미동맹이 얼마나 깊이 있게 잘 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해 서로 공감하고 확인한 성과가 있다”고 평가하며 “얼마 전에 북한의 열병식도 있지 않았느냐.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어떻게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갈지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분석과 토론을 했다”고 전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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