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판결에 이어 파기환송심에서도 무죄를 받으면서 대선 행보에 탄력을 받게 됐다. 이 지사는 당분간 도정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주요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면서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이 지사는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고법 형사 2부(심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앞으로 이런 송사에 시간을 소모하지 않고 도민들을 위한 길에 모든 에너지를 쏟을 것”이라면서 “대선은 국민들이 대리인인 일꾼들에게 어떤 역할을 맡길지 결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뜻에 따라 부여해주시는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전보다 강한 어조로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지사는 경기도 내에서 이재명표 정책을 중점 추진해 향후 대선 과정에서 정책 전문가로서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길을 걸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지사는 “정치는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개선하는 게 역할”이라며 “경제적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기본대출’ ‘기본주택’ 등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하기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합리적으로 논증하겠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최근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과 재정 건전성 문제를 놓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및 여권 인사들과 논쟁을 벌였던 이 지사는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 개진에 이전보다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지만 정작 당내 기반은 거의 전무한 만큼 이슈 몰이를 통해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계산에서다.
한편 한국갤럽이 ‘다음번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 지사가 20%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로 2위에 그쳤다. 올해 7월까지는 이 대표가 20% 중반대의 지지율로 부동의 1위였으나 지난 8월 이후로 이 지사가 급부상해 양강구도가 형성됐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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