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오늘, 자본주의에 대한 국민투표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기업의 사회적 목적이 무엇인지 인식해야 합니다.”
18일 포브스에 따르면 사티아 나델라(사진)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열린 ‘2020 포브스 저스트 100 가상 정상회담’에서 강연자로 나서 “지금이 미국 자본주의를 다시 생각해볼 때”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나델라와 케네스 프레이저 머크 회장 겸 CEO 등 저명인사 100명이 참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즈니스의 방향 등을 논의했다.
나델라 CEO는 이날 강연에서 “기업에 대한 평가는 단순히 수익으로만 이뤄질 것이 아니라 일자리와 사회에 주는 이익 등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수익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나델라 CEO의 발언은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기업들의 화두로 떠오른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hakehoder Capitalism)’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9월 미국 CEO들을 대변하는 비지니스라운드테이블(BRT)은 기업의 목적을 ‘주주(Sharehoder)’에서 ‘이해관계자’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기업은 주주는 물론, 근로자·소비자·사회단체 등 사회 구성원 모두를 위해 봉사하는 조직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애플의 팀 쿡,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등 세계 주요 CEO 181명이 서명했다.
올해 1월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계속됐다. 클라우스 슈바프 WEF 창립자 겸 회장은 “기업들은 이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는 이익 극대화뿐만 아니라 기업의 역량과 자원을 정부·시민사회와 협력해 이 시대의 주요 현안을 해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나델라 CEO 역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자본주의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기업, 특히 기술기업이라는 우리의 지위는 미국 민주주의의 활력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모든 사업의 성패는 강력한 민주주의 제도를 구축하는 데 달렸다”고 말했다.
/송영규기자 sk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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