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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자극적으로”...선 넘은 ‘가짜사나이 폭로전' 이대로 괜찮나

유튜브 인기 프로 ‘가짜사나이’ 출연진 잇따라 구설수

유명 유튜버, 출연진 ‘몸캠’ 사진공개 논란… 경찰 내사

자극·선정적 의혹 제기에 “악덕 흥신소랑 다를 바 없어”

금전적 이득 노린 폭로 콘텐츠 폐해 지적 목소리 커져

유튜브 채널 ‘피지컬갤러리’의 웹예능 ‘가짜사나이’ 스틸컷. /유튜브 캡처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유튜브 예능 프로그램 ‘가짜 사나이2’ 출연진을 둘러싼 자극적 폭로가 연일 쏟아지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폭로전을 주도하는 유튜버들이 제기한 의혹만 해도 허위경력 주장부터 성추행 전과, 불법퇴폐업소 출입, 몸캠 피싱 피해에 이르기까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단순 의혹 제기를 넘어 조회 수를 올리기 위한 무차별적인 ‘묻지마 폭로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유튜브 폭로 콘텐츠가 도를 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가짜사나이 폭로전’은 유튜버 김용호씨가 지난 1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해군특수전전단(UDT) 출신 예비역인 이근 대위가 UN 근무경력이 없으면서 UN에서 근무했다고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하며 본격화됐다. 이후 김씨는 ‘이 대위는 과거 성추행으로 유죄판결을 받기도 했다’며 해당 판결의 사건번호까지 공개했다. UDT 출신의 이 대위는 유튜브 채널 ‘피지컬갤러리’에서 제작한 웹예능 ‘가짜사나이’에 교관으로 출연해 인기를 모았다. 구설수가 끊이질 않자 이 대위를 모델로 기용했던 롯데리아 등 기업들은 광고·홍보활동을 중단했고 이 대위는 14일 김씨를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유튜버 정배우가 가짜사나이 출연진의 불법퇴폐업소 출입 및 몸캠피싱 피해 의혹을 제기한 후 15일 사과방송을 하고 있다./유튜브 캡처


이 대위를 둘러싼 의혹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또 다른 가짜사나이 출연자들을 겨냥한 폭로가 터졌다. 유튜버 정배우는 지난 13일 가짜 사나이2 출연자 A씨의 전 여자친구에게 제보 받은 내용이라며 A씨의 불법퇴폐업소 방문의혹을 제기했다. 정배우는 하루 뒤 유튜브 방송 도중 또 다른 출연자 B씨가 과거 ‘몸캠 피싱’(채팅으로 한 음란행위를 녹화해 협박하는 사기)을 당한 적이 있다며 해당 출연자의 나체사진을 내보내 논란이 됐고, B씨는 법적대응 방침을 밝혔다.

연일 자극성을 더해가는 폭로전을 지켜보는 이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현재 삭제된 정배우의 동영상에는 ‘악덕 흥신소업자랑 다를 게 없다’, ‘개인적인 사생활 폭로로 사람을 죽인다’는 등의 비판 댓글들이 수천 개 달렸다. 비판이 거세지자 결국 해당 유튜버는 사과했고 경찰은 사진유출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가짜사나이가 유튜브에서만 소비되는 걸 넘어 출연진이 지상파에 진출하고 광고도 찍으면서 그만큼 대중의 기대치도 높아졌다”며 “범죄 의혹은 검증할 필요가 있겠지만 무분별하고 자극적인 폭로로 변질 되면서 반감도 커지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유튜브 순위 사이트 플레이보드의 지난 14일 ‘슈퍼챗’ 순위. 가짜사나이 출연진에 대한 폭로 방송을 진행한 유튜버 정배우가 하루 동안 약 6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아 1위에 올라있다./플레이보드 홈페이지 캡처


유튜브 공간을 무대로 범람하는 폭로 콘텐츠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재신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유튜브 폭로는 구독자와 조회수를 늘려 금전적인 이익을 얻으려는 목적인 경우가 많다 보니 자극성에 초점이 맞춰져있다”며 “문제는 폭로 내용이 허위로 밝혀진 적도 적지 않은 만큼 진실규명이라는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더 크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유튜브 순위 집계사이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정배우는 14일 생방송을 통해 약 600만원의 시청자 후원금을 받아 이날 한국 슈퍼챗 랭킹 1위에 올랐다.

유튜브상의 허위 저질 콘텐츠를 걸러내려는 감독 당국과 유튜브 이용자들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교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관계기관이 유튜브에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가입을 권고하는 등 사회적 책무를 다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아미 시청자미디어재단 정책연구팀장은 “누군가에 대한 폭로가 제기될 때 섣불리 비난에 동참하기보다는 정보를 신중히 파악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영·허진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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