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전 세계 하루 확진자 수와 누적 확진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각각 40만명과 4,00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미국에서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7만명이 넘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16일 사상 처음으로 40만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6일 하루 신규 확진자는 41만3,175명을 기록했다. 전 세계 누적 확진자도 18일 4,000만명을 넘어섰다.
누적 확진자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국에서는 최근 들어 3차 확산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6~7월 플로리다·캘리포니아·텍사스·애리조나 등 이른바 ‘선벨트’로 불리는 남부 지역에서 2차 확산이 본격화한 후 잠시 주춤했던 코로나19가 미국 전역에서 또다시 급속히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16일 하루 신규 확진자가 7만명을 넘어서면서 7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CNN방송은 위스콘신주 등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10개 주에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7월 중순 하루 신규 확진자가 7만7,000명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뒤 9월 초순까지 3만4,000명대로 내려왔다. 하지만 9월 중순 이후 일일 신규 확진자가 5만5,000명대로 올라선 데 이어 이달 15일 기준으로 다시 6만명을 넘었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코로나19 3차 유행이 시작됐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프랜시스 콜린스 미 국립보건원(NIH) 원장은 “날씨가 추워지고 사람들이 실내에 머물면서 코로나19 감염이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밴더빌트대 의대 윌리엄 섀프너 교수는 “미국이 실질적인 제3차 유행을 겪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올겨울에는 코로나19 감염과 계절성 독감의 확산으로 상황이 더욱 복잡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의 확산세도 여전히 심상찮다. 로이터는 “전 세계에서 보고된 감염 사례 100건 중 34건이 유럽 국가에 해당한다”면서 “지난 한 주간 유럽에서 하루 평균 14만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 중 유럽 주요국인 영국·프랑스·러시아·네덜란드·스페인에서 신규 확진자의 절반이 나왔다.
이 때문에 유럽 각국 정가도 비상이 걸렸다. 프랑스 상원에서는 전체 의원 384명 중 125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한 결과 상원 의원 8명이 확진된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에서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경호원의 확진으로 인해 17일 격리에 들어갔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 냉동식품 포장에서 살아 있는 코로나19가 검출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CDC)는 17일 수입 냉동 대구의 포장에서 세계 처음으로 살아 있는 코로나19를 검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산둥성 칭다오시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사태와 관련해 그 기원에 대한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CCDC는 칭다오의 한 노동자가 운반한 수입 냉동 대구의 포장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샘플을 채취했고 여기에서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검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칭다오시 집단감염 사태는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시 당국이 1,000만명에 달하는 시민의 핵산검사를 마친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쉐칭궈 칭다오시 부시장은 “이런 검사 결과를 볼 때 칭다오 내 코로나19의 지역 사회 전파 가능성은 거의 배제해도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앞서 칭다오에서는 12일과 13일 각각 6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14일에도 항만 근로자 중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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