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11월4일부터 판문점 견학을 재개하기로 한 가운데 북한과는 이를 따로 협의하지도 않고 통보 조치도 안 했다고 밝혔다. 다만 판문점은 남북 경비 인원이 모두 비무장 상태라 안전하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판문점 견학 재개와 관련해서 북측과 협의한 바는 없다”며 “현재 판문점은 쌍방 모두 비무장 상태로 경비 인원이 근무를 하고 있어 견학을 재개하는 데 안전 문제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 대변인은 “북측에 통지문이나 연락선 등을 통해서 알린 바도 없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비무장지대 공동경비구역(JSA) 자유 왕래와 관련해서는 “판문점 선언의 군사 분야 합의서엔 판문점의 자유 왕래도 합의했지만 아직까지 이와 관련해 북측과 합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며 “이 문제는 우리 측과 유엔군사령부 간에는 관련 협의를 계속 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통일부는 이날 판문점 견학 창구를 기존 통일부, 국방부, 국가정보원에서 통일부 판문점견학지원센터로 일원화했다면서 11월4일 시범 견학 이후 같은 달 6일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우려로 중단한 지 1년1개월 만이다.
판문점 견학은 지난해 10월1일 ASF 방역 차원에서 우리 정부와 판문점을 관리하는 유엔군사령부 간 협의 끝에 중단했다. 하지만 올 들어 ASF 확산 우려가 잦아들면서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때부터 올 하반기 견학 재개를 적극 추진하게 됐다. 이에 유엔사가 먼저 지난달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로버트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JSA에서의 유엔사 교육 및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의 재개를 승인했다”며 “곧 일반 대중에게 재개일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0월20일부터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판문점 견학지원센터 누리집을 통해 개인 또는 가족 단위로 견학을 신청할 수 있다. 견학 신청 기간은 최소 60일 전에서 2주 전으로 대폭 줄인다. 견학 신청 연령도 만 10세 이상에서 만 8세 이상으로 낮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견학할 수 있게 한다.
견학 재개 초기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고려해 안전한 견학이 될 수 있도록 소규모로 시작할 예정이다. 이후 방역 상황에 따라 견학 횟수와 규모를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다만 북한이 최근 공무원 피살 관련, 우리 정부의 남북 공동조사 요구를 묵살하고 있는 데다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공개한 만큼 악화된 대북 여론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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