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토요일 예능에서 강자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매회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 중인 ‘놀면 뭐하니?’부터 파일럿 프로그램 사상 역대 최고 시청률(8.6%)로 단번에 정규 편성된 ‘안싸우면 다행이야’(이하 안다행), 현재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예능 3년차 ‘전지적 참견시점’(이하 전참시)까지. 이들은 숨 쉴 틈 없는 웃음과 예능감을 선보이며, 채널 돌릴 틈 주지 않는 토요 예능 대세로 선전 중이다.
MBC 토요 예능의 대표 강자는 단연 ‘놀면 뭐하니?’다. 올 여름 방송계를 넘어 가요계까지 싹쓸이한 ‘싹쓰리’를 이어 이번엔 ‘환불원정대’가 토요 예능 접수에 나섰다. ‘환불원정대’는 엄정화(천옥)와 이효리(만옥), 제시(은비), 화사(실비) 등 가게에 같이 가면 곧바로 환불받을 수 있을 것 같은 ‘센 언니’ 캐릭터들로 결성된 프로젝트 걸 그룹이다.
이효리가 쏘아올린 말 한마디로 시작된 ‘환불원정대’는 매회 시청률 10%대 이상을 이끌어내며, ‘놀면 뭐하니?’의 일등공신으로 활약 중이다. 실제 지난 17일 방송분은 시청률 13.3%(닐슨코리아/2부 수도권 기준)로 동시간대 1위와 토요일 전체 예능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고, 2049 시청률도 10.4%로 토요일 전체 프로 중 1위를 기록했다.
‘환불원정대’는 데뷔곡 ‘돈 터치 미(DON’T TOUCH ME)’로 음원 발표 하루 만에 주요 음원차트를 석권하며, 가요계까지 평정했다. 이들은 ‘예능’으로 출발했으나 분야와 장르를 불문하고 연예계를 종횡무진 중이다. 이를 두고 센 이미지로만 통했던 언니들이 그룹화 돼가면서 보여준 인간적인 매력과 각자의 음악적 전문성이 어우러져 제대로 빛을 발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 곁을 지키는 제작자 ‘지미 유’ 유재석과 매니저 ‘김지섭’ 김종민, 매니저 ‘정봉원’ 겸 스타일리스트 ‘스봉’ 정재형의 케미스트리도 이들이 빛나는데 톡톡히 한몫했다. 거기다 ‘환불원정대’ 부캐의 탄생부터 매니저 선발과정, 무대 의상과 안무 제작 이야기까지 호기심을 자극하는 ‘놀면 뭐하니?’ 속 스토리텔링이 많은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한편 지난 10일 첫 방송된 ‘안싸우면 다행’은 MBC 예능에 새롭게 떠오른 다크호스로 꼽힌다. ‘안다행’은 연예계에서 친한 두 사람이 무인도 혹은 새로운 환경에서 자연인과 함께 자급자족하는 극한 생존기를 다룬다. 20년 지기 절친 축구계 레전드 안정환과 이영표가 파일럿에 이어 다시 한 번 출연해 자급자족 야생 예능의 진수를 선보였다.
‘안다행’의 인기 요인은 안정환과 이영표의 상반된 반전 이미지, 극과 극인 두 사람의 호흡에 있다. 2002 월드컵 신화의 주역, 1년차 친한 선후배인 두 사람은 방송 내내 예상과 다른 불협화음을 보였다. 안정환은 툴툴대며 구박하면서도 이영표를 알뜰히 챙겨주는 ‘안데렐라’로, 뭐든 성실히 잘 할 것만 같은 ‘꾀돌이’ 이영표는 반항아 이미지로 신선한 재미를 안겼다.
실제 연출을 맡은 김명진·현정완 PD는 제작보고회에서 “안정환 씨가 게으를 것이고, 이영표씨가 뭔가 섬세하고 꼼꼼해 열심히 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이영표 씨가 생존하는데 적응을 잘하시고 안정환 씨가 못하실 줄 알았는데 그 반대여서 저희가 당황했다”고 촬영 비하인드를 털어놓기도 했다.
두 사람이 출연한 방송분은 시청률 5.6%(닐슨코리아/수도권 2부 기준)를 기록했고, 동시간대 예능 1위, 지난 주 첫 방송에 이어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특별한 존재감을 나타냈다. 3회부터는 박명수와 하하가 ‘무한도전’ 이후 처음으로 다시 만나는 것으로 예고돼 다음 회를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안다행’ 이후 밤 시간대에 안방극장을 꽉 잡고 있는 MBC 대표 토요 예능은 ‘전지적 참견시점’이다. 지난 4월 100회를 맞은 ‘전참시’는 이영자, 전현무, 송은이 등 스튜디오에 모인 출연진들이 연예인과 매니저 간의 모습을 관찰하고 이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예능 프로그램. 매니저의 시점을 통해 스타들의 진솔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어 그간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또한 ‘전참시’는 트로트 가수 영탁, 김호중, 이찬원을 비롯해 젝스키스, 하동균, 하니, 옹성우, 봉태규, 강다니엘, 고은아 등 일상이 대중에 잘 공개되지 않았던 스타들의 모습을 공개해 호평을 받았다. 예능프로그램으로 넘기 힘들다는 10%의 고지를 넘어선 바 있으며, MC 이영자가 ‘전참시’를 통해 추천한 음식과 음식점들은 문전성시를 이루는 등 매회 화제를 낳고 있다.
이처럼 토요일 저녁 시간대에 편성된 ‘놀면 뭐하니?’, ‘안 싸우면 다행이야’, ‘전참시’등을 통해 스타들의 인간적인 모습과 새롭게 발굴된 의외의 이미지, 또 기존 예능에서 볼 수 없었던 스타의 일상을 속속들이 관찰할 수 있는 한, MBC는 지금처럼 토요 예능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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