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정부가 제출한 집단적 노사관계법 개정안이 입법 절차에 돌입하는 즉시 총파업하겠다고 선언했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문재인 정부가 제출한 안에 대해서도 ‘개악안’이라며 총파업까지 언급한 것이다.
민주노총은 19일 “노동개악법안이 국회 환노위 법안심사 소위에 올라가는 순간 총파업·총력투쟁으로 이를 막아낼 것”이라고 발표했다. 민주노총이 ‘노동개악법안’으로 일컬은 것은 정부가 제출한 노동조합법 개정안이다.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해고자·실직자의 사업장 노조 가입을 허용하되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사용자단체에서 요구했던 △사업장 핵심시설 내 쟁의행위 금지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이 함께 포함됐다. 현재 국회 환노위에 이송된 이 법안이 본격적인 입법 절차인 법안소위에 상정되면 이를 노동 개악 시도로 보고 총력 투쟁으로 저지하겠다는 것이다.
김재하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발 노동법 입법안은 명백한 민주주의의 후퇴”라고 주장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도 “절박한 심정으로 노동법 개악을 막아내고 전태일 3법을 쟁취하기 위해 금속노조는 조직의 명령으로 총파업을 사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공공운수노조는 교육 공무직 등 공공부문 비정규직 중심으로 오는 11월 초 파업 계획을 밝혔다.
다만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이번 파업에 대한 회의론이 높은 만큼 실제 대규모 파업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우선 파업 참가율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총파업 기조가 정해진 지난 15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는 다음 달 14일에 개최되는 전국노동자대회를 방역지침에 맞춰 치를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파업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노조법 개정안이 환노위 법안소위에 상정되면 한다’는 원론적 방침만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어떤 규모의 사업장을 중심으로 어떻게 파업할 것인지조차도 오리무중이다. 정부의 노조법 개정안이 ‘개악’인 것인지에 대해서도 민주노총 내의 의견이 통일되지 않은 상태라서 파업 규모를 얼마나 많이 끌어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를 원천 거부하는 상황에서 총파업 기조를 내건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된다. 600명 이상의 정리해고가 단행된 이스타항공과 최근 임금 체불 우려가 커지는 서울교통공사의 경우를 볼 때 항공 및 지하철 산업 차원의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들 사업장 노조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거부하고 있는 민주노총 산하에 있어 사회적 대화가 불가능하다.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15일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해당 노조와 더불어 (상급단체인) 공공운수노조가 동의해야 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세종=변재현기자 방진혁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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