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 연구기관(출연연) 직원 10명 중 3명이 직장에서 ‘갑질’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로부터 받은 ‘상호 존중의 조직 문화 확산을 위한 과학기술계 인식도 조사’(2018년 11월)에 따르면 전체 출연연 직원 응답자 중 29.4%에 달하는 697명이 기관 내부에서 갑질에 시달린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56%는 자주 경험하거나 심각한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갑질 형태는 부당한 업무지시, 문건과 논문 작성 등 담당자의 업무 전가, 업무 지시 후 책임 전가, 인격 모독과 상하 위계 관계에 의한 폭력 행사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국외 출장보고서를 대리 작성시키거나 회식 참여는 자율이라고 해 놓고도 참석하지 않은 이를 비난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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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관여하지 않은 연구 실적에 이름을 넣을 것을 강요하거나 청첩장·축의금 정리와 보직자 자녀의 영문 에세이 첨삭도 요구하는 등의 행위도 있었다.
특히 응답자의 59.9%가 반말과 욕설, 폭언 등 인격 모독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실제 응답자들이 답변한 사례로는 ‘야 너 죽었어’, ‘너는 무뇌아냐’ 등 언어폭력을 비롯해 ‘치마가 너무 짧다’, ‘아줌마라 상관없다’, ‘빨리 시집가라’ 등 성희롱 발언도 있었다.
정 의원은 “과학기술계 갑질 근절을 위해 정기적인 실태 조사를 하고 개선 상황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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