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에 ‘아이 입양’ 글 올린 미혼모, 아이와 결국 떨어져

보육 시설과 미혼모 지원 센터에서 보호 조치

양육 경제적 부담에 정신·육체 고통 심각해

원희룡 “무엇이 합법 양육 절차 가로막았나”

당근마켓에 올라온 아이 입양 게시글./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중고 물품 거래 플랫폼인 당근 마켓에 아이를 입양한다는 글을 올린 미혼모의 아이가 제주도 내 보육 시설로 옮겨졌다.

20일 제주도는 미혼모 A씨가 혼자 힘으로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형편이어서 전날 아이를 도내 모 보육 시설로 옮겼다고 밝혔다. A씨는 도내 모 산후조리원을 나와 미혼모 지원센터에 입소하며 A씨와 아이는 헤어지게 됐다. 헤어지게 된 19일은 아이가 태어난 지 6일이 되는 날이다.

A씨는 아이 아빠와 자신의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없고 본인도 수입이 없어 양육에 경제적 부담을 크게 느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를 조사했던 경찰도 A씨 혼자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A씨는 출산 이후 친권 포기를 통해 아기를 합법적으로 입양 보내기 위한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복잡하고 까다로운 입양 절차에 두려움을 느꼈고 결국 지난 16일 오후 당근마켓에 20만원의 판매금액과 함께 ‘아이 입양합니다. 36주 되어 있어요’ 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A씨는 이불에 싸인 아이 모습이 담긴 사진도 같이 올렸다. 게시글을 올린 후 A씨는 이 행동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고 글을 곧바로 삭제했으며 경찰에는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진술했다.

이번 ‘아이 입양’ 게시글 사태는 미혼모의 출산과 양육 지원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알리며 시스템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 18일 본인의 페이스북에서 “무엇이 합법적 양육 절차를 밟는 것을 가로 막았을까” 라며 “두려움과 막막함 속에서 사회적 비난까지 맞닥뜨린 여성에 대해 보호와 지원을 하겠고 또 제도 개선점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심기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