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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XX가 말이 많아"…'탈당' 금태섭 향해 쏟아진 친문 지지층의 비난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편 가르기로 국민을 대립시키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범법자, 친일파로 몰아붙이며 윽박지르는 오만한 태도가 가장 큰 문제”라고 날을 세우면서 전격적으로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금태섭 전 의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에 친문(親文)성향 지지자들의 비난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21일 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금 의원의 페이스북에는 친문 성향 지지자들의 항의성, 조롱성 댓글이 주를 이뤘다. 금 전 의원이 ‘탈당이유서’를 통해 “민주당은 예전의 유연함과 겸손함, 소통의 문화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며 마지막 쓴소리를 하자 “떠나는 XX가 말도 길다”, “당론 어긴 건 당신이다”, “혼자 독야청청 착각도 심하다”, “소신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다” 등의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이후 금 전 의원의 ‘탈당이유서’에 달린 댓글은 빠르게 늘어났다. 이날 오전 6시경 게시된 글에는 현재 9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에는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신 만나지 말자”, “앓던 이가 빠진 듯 시원하다. 뒤도 돌아보지 말고 가라”, “가는 김에 동지들 손 몇은 잡고 나가셨으면 더욱더 상쾌했을 텐데”, “떠날 때는 말없이. 구구절절 말이 많나”, “끝까지 XX하면서 기어 나가네” 등의 조롱성 내용이 주를 이뤘다.

친문 성향 지지자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금 전 의원을 응원하는 사람들도 비판 댓글에 반박하는 취지의 댓글을 올렸다. 이들은 “소신 있는 분이 너무나 귀한 지금의 우리나라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의 민주당은 지지할 수가 없다” 등의 글을 달며 금 전 의원을 응원했다.

금태섭 전 의원 페이스북에 달린 비난 댓글. /페이스북


한편 금 전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에 반대하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하는 입장을 견지해 여권 지지자들의 집중포화 대상이 돼 왔다. 민주당도 금 전 의원이 공수처 설치 법안에 기권표를 던져 당론을 위배했다는 이유로 징계결정을 내렸고, 금 전 의원이 징계결과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하자 5개월째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

이에 금 전 의원은 결국 민주당 탈당을 결정하고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무엇보다 편 가르기로 국민들을 대립시키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범법자, 친일파로 몰아붙이며 윽박지르는 오만한 태도가 가장 큰 문제”라고 탈당의 이유를 전했다.

그러면서 금 전 의원은 “정치적 불리함과 인간적으로 견디기 힘든 비난을 감수하고 해야 할 말을 하면서 무던히 노력했지만, 더 이상은 당이 나아가는 방향을 승인하고 동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도 했다.



금 전 의원은 이어 “우리는 항상 옳고, 우리는 항상 이겨야 하기 때문에 원칙을 저버리고 일관성을 지키지 않는 것들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여긴다”면서 “거기에서부터 우리 편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고 상대방에게는 가혹한 ‘내로남불’, 이전에 했던 주장을 아무런 해명이나 설명 없이 뻔뻔스럽게 바꾸는 ‘말 뒤집기’의 행태가 나타난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금 전 의원은 독일의 정치학자 칼 슈미트의 말을 인용해 민주당이 파시즘이라는 방향으로 향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칼 슈미트는 ‘정치는 적과 동지를 구별하는 것’이라는 얼핏 보기에 영리한 말을 했지만, 그런 영리한 생각이 결국 약자에 대한 극단적 탄압인 홀로코스트와 다수의 횡포인 파시즘으로 이어졌다”면서 “지금처럼 집권여당이 비판적인 국민들을 ‘토착왜구’로 취급한다면 민주주의와 공동체 의식이 훼손되고 정치에 대한 냉소가 더욱더 판을 칠 것”이라고 일갈했다.

금 전 의원은 또한 “탄핵을 거치면서 보수, 진보를 넘어 상식적인 세력들이 협력하고 경쟁하는 정치를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음에도 과거에만 집착하고 편을 나누면서 변화의 중대한 계기를 놓친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 6월 29일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당 윤리심판원 재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 금 전 의원은 진 전 교수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김용민 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는 “민주당은 예전의 유연함과 겸손함, 소통의 문화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고 지적한 뒤 “국민들을 상대로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서슴지 않는 것은 김대중이 이끌던 민주당, 노무현이 이끌던 민주당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여기에 덧붙여 금 전 의원은 “이런 모습에 대한 건강한 비판이나 자기반성은 ‘내부 총질’로 몰리고 입을 막기 위한 문자폭탄과 악플의 좌표가 찍힌다”면서 “여야 대치의 와중에 격해지는 지지자들의 심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당의 지도적 위치에 계신 분들마저 양념이니 에너지니 하면서 잘못을 바로잡기는커녕 눈치를 보고 정치적 유불리만을 계산하는 모습에는 절망했다”고도 썼다.

또한 금 전 의원은 지난 민주당 생활에 대해서는 “1987년 대선 때 생애 첫 선거를 맞아 김대중 후보에게 투표한 이래 계속 지지해왔고, 6년 전 당원으로 가입해서 대변인, 전략기획위원장 등 당직을 맡으며 나름 기여하려고 노력했던 당을 이렇게 떠나게 됐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은 그러면서 “민주당에 있는 동안 고마운 분들도 많이 만났고 개인적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 동안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일한 분들께 마음속 깊이 감사드린다”며 “민주당이 예전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활기를 되찾고 상식과 이성이 살아 숨 쉬는 좋은 정당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서 글을 마무리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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