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화부터 내기 전에 지휘관으로서 성찰과 사과를 먼저 말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라임자산운용 사건과 윤 총장 측근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지휘권 행사에 이어 윤 총장에 대한 압박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추 장관은 2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검찰개혁에 단 한 번이라도 진심이었으면 하고 바랐지만 그런 기대와 믿음이 무너져 참으로 실망이 크다”며 이와 같이 밝혔다. 이어서 그는 “(검찰이) 김봉현이 구속된 4월 23일 이후 석달 사이 무려 66회나 불러 여권 정치인에 대해 캐묻고 회유하는 조사를 반복했다고 한다”며 “하지만 야권 정치인과 검사들에 대한 향응 제공 진술은 지검장의 대면 보고에 그쳤고 법무부와 대검 반부패수사부에서 보고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추 장관은 라임자산운용 사건에서 검찰의 잘못된 수사 방식을 두고 윤 총장에 대한 비판 수위도 높였다. 추 장관은 SNS 글에서 “(윤 총장은) ‘중상모략’이라고 화부터 내기 전에 알았든 몰랐든 지휘관으로서 성찰과 사과를 말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수사지휘권 발동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대검찰청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했다. 추 장관은 “야당과 언론은 ‘사기꾼의 편지 한 통으로 장관이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을 발동했다’라고 맹목적 비난을 하기 전에 국민을 기만한 대검을 먼저 저격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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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한 국민 여론은 팽팽한 상황이다. 이날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전날 전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잘한 일이다’와 ‘잘못한 일이다’라고 평가한 응답이 46.4%로 같았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7.2%로 나왔다.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연령대가 낮을수록 대체로 ‘잘한 일’이라는 응답이 많고 연령대가 높을수록 ‘잘못한 일’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한편 일각에서는 추 장관이 SNS에서 검찰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는 것과 관련해 법무부가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치인이었던 추 장관이 장관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SNS를 사용하는 것이지만 윤 총장과의 갈등 국면에서 여론의 관심이 커져 법무부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 관계자는 “장관의 SNS는 부처 업무와 연관성이 전혀 없다”며 “추 장관이 개인적인 의견을 표하는 자리”라고 의견을 표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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