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 본인과 가족·측근 사건과 ‘라임 로비 의혹’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과 관련, 음식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검찰총장이 의혹에서 말끔하게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황씨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위법한 일을 하지 않았으면 검찰총장은 당당하게 기다리면 될 일”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황씨는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두고 “법무부 장관이 사기꾼의 말을 믿고 검찰총장의 수사권을 빼앗았다고 극우정치집단이 주장하고 있다”고 상황을 짚었다.
황씨는 이어 “사기꾼의 말을 전부 믿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사기꾼의 말 전부가 거짓말이라고 확정할 수도 없다”며 “일단 사기꾼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 대상이 여야 정치인이든 검찰총장이든 그 누구이든 수사를 해봐야한다”고도 적었다.
아울러 황씨는 “사기꾼의 말을 검찰총장이 직접 확인을 하면 국민이 믿을까”라고 물은 뒤 “의혹의 당사자는 이 사건 수사에서 빠지는 것이 순리”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덧붙여 황씨는 “검찰총장은 덤덤해 보이는데 외려 주변 사람들이 겁내는 것 같아 고개가 갸우뚱해진다”고 썼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19일 라임 로비 의혹 사건과 윤 총장 본인과 가족·측근 관련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
추 장관의 이번 수사지휘권 행사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 이후 두 번째로 법무부는 “추 장관이 라임 로비 의혹 사건 및 검찰총장과 가족, 주변 관련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법무부는 “라임자산운용 사건 관련 여야 정치인 및 검사들의 비위 사건을 포함한 총장 본인, 가족, 측근과 관련된 아래 사건에 대해 공정하고 독립적인 수사를 보장하기 위해 검찰총장은 서울남부지검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검찰청 등 상급자의 지휘 감독을 받지 아니하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후 그 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도록 조치할 것을 지휘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같은 추 장관의 결정에 야권은 즉각 거세게 반발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사기꾼의 편지 한 장에 검찰총장이 식물 검찰총장으로 전락한 희대의 사건”이라고 지적한 뒤 “명백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남용이자 직권남용”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 역시 “장관이 자기 정치를 한다고 검찰을 뒤죽박죽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누가 봐도 말이 안 되는 수사지휘권 발동”이라고 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과 관련,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윤 총장을 끌어내리기 위해 권력마저 사유화한 오늘의 행태는 대한민국 법치주의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면서 “국민의힘은 라임·옵티머스 게이트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특검을 반드시 관철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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