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3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2주도 남지 않았습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낙승이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막판 역전승이냐를 두고 관심이 쏠려 있는데요. 경제와 돈만 놓고 보면 다음달 선거는 대통령이 아닌 상원 선거 결과가 중요하다는 게 월가의 시각입니다. 앞서 상원 선거가 ‘키’라는 얘기는 전해드린 바 있는데 선거가 다가오면서 이에 대한 인식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블루웨이브(민주당 대통령+상원 다수당)’냐 아니냐의 차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그만큼 상원이 중요하다는 얘기죠.
상원 선거 중요하다 71%...민주당 52석이 '티핑 포인트'
현재 미국 상원은 전체 100석 중 공화당이 53석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음달 3일 선거에서는 대통령과 상원(전체 3분의1가량인 35명), 하원 선거가 함께 치러집니다.
물론 하원은 선거 결과를 보나 마나 민주당이 다수당이 될 겁니다. 이는 전국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크게 앞서는 것과 같은 맥락인데요. 어쨌든 민주당이 대통령과 하원을 차지하더라도 상원이 공화당이면 세율 인상과 대규모 지출안이 상원에서 부결될 수 있습니다. 법안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스티펠의 최고 정책 전략가인 브라이언 가드너는 “시장이 바이든 대통령 가능성은 반영하고 있지만 아직 스윕(3개 선거 모두 승리)은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바이든이 이기더라도 상원을 차지하지 못하면 자신의 의제를 밀고 나가기 힘들 것으로 본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민주당이 52석 이상을 차지해야 안정적으로 정책을 밀고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봤는데요. 가드너는 “민주당이 52석을 얻게 되면 갑자기 모는 것을 할 수 있게 된다”며 “세금인상도 쉽고 진보 의제도 쉽게 될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블루웨이브 땐 채권시장도 요동..."금리 오를 것"
그는 “물론 당장 인플레가 몇 개월 내에 온다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이를 놓치고 있다”며 “금리가 오를 땐 채권시장이 가장 먼저 반응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상원 전망, 민주 49 대 공화 47...트럼프,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서 맹추격
그렇다면 상원 선거 전망은 어떨까요. 미 정치사이트 270towin에 따르면 이날 현재 민주당이 49석, 공화당이 47석을 차지하게 되는 것으로 나옵니다. 4개 경합주는 몬타나와 아이오와, 노스캐롤라이나 등인데요. 아직 선거 날짜가 남아있고 미국 국민들 역시 의회와 백악관 사이의 견제구도를 선호한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경합주에서 계속 격차를 좁히고 있는데요. 상원이 이번 선거의 핵심이지만 대통령이 트럼프가 다시 된다면 전체적인 구도가 또 달라지겠죠.
CNBC 조사에 따르면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7%로 49%인 바이든 전 부통령과 2%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47% 대 50%로 박빙인데요. 대선의 핵심인 플로리다에서도 45% 대 50% 수준입니다. 펜실베이니아의 대의원 수는 20석, 플로리다는 29석으로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죠.
이제 남은 변수 가운데 하나가 22일 있을 2차 대통령 TV토론입니다. 원래는 3차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에 2차가 타운홀 형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인데요.
이와 별도로 다음 주에 나올 3·4분기 경제성장률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호재가 될 듯합니다. 시장에서는 최소 전분기 대비 30% 이상의 역대 최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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