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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회·정당·정책
[여쏙야쏙]동병상련 '조금박해'도 동의못한 금태섭 '탈당'

■송종호의 여쏙야쏙

할 말했던 '소신파' 탈당에 정치권 술렁

野 '반색'..김종인 위원장 "만나볼 생각"

금태섭, 정치적 뿌리 '김대중 전 대통령'

탈당때도'DJ'거론..DJ숙원 공수처엔 반대

박용진 "정직하지 못하거나 책임 회피 안돼"

민주당 탈당 선언한 금태섭 전 의원. 사진은 지난 2월 18일 의원총회에 참석한 금태섭 전 의원. /연합뉴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탈당하며 정치권과 언론이 크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유력 대선주자도 아니고 중진의원으로 광역단체장을 거친 정치인도 아닌 ‘전직’ ‘초선’의원 탈당에 관심이 쏟아지는 배경은 ‘소신파’였다는 데 있을 것입니다.

그는 초선 의원으로 활동하는 4년 내내 권한 남용 가능성을 염려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설치에 반대했습니다. ‘국민의 정부’에 이어 ‘참여정부’에서도 이루지 못한 민주당의 숙원같은 공수처를 반대했으니 당내 비판은 불가피했습니다. 지난해 9월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에 공개적인 반대 목소리를 냈고, 12월에는 공수처법에 아예 기권표를 행사했습니다. 지난 4·15총선에선 당내 경선에서 강선우 의원에게 패배하며 낙천되기도 했습니다. 경선을 거친 결과지만 당 안팎에서는 ‘당심’에 미운털이 박힌 게 결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낙선도 아닌 낙천을 거친 금 전 의원은 총선 이후 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공수처법 기권 투표로 당론을 위배했다며 징계 처분까지 받습니다.

금 전 의원은 징계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지만 재심 결론은 이해찬 당 대표에서 이낙연 당 대표 체제로 바뀐 후에도 이렇다 할 속도를 내지 않고 있습니다. 견디기 힘들었을까요. 금 전 의원은 전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아래와 같이 입장을 밝혔습니다.

'민주당을 떠납니다'
<민주당을 떠납니다>

공수처 당론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처분을 받고 재심을 청구한 지 5개월이 지났습니다. 당 지도부가 바뀐 지도 두 달이 지났습니다. 그간 윤리위 회의도 여러 차례 열렸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합리적인 토론도 없었습니다. 결정이 늦어지는 이유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당의 판단이 미래에 미칠 영향을 성실히 분석하고 고민하는 모습도 볼 수 없었습니다. 그저 어떻게 해야 가장 욕을 덜 먹고 손해가 적을까 계산하는 게 아닌가 의심스러울 따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차라리 제가 떠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징계 재심 뭉개기’가 탈당 이유의 전부는 아닙니다. 민주당은 예전의 유연함과 겸손함, 소통의 문화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변했습니다. 국민들을 상대로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서슴지 않는 것은 김대중이 이끌던 민주당, 노무현이 이끌던 민주당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모습입니다. 다른 무엇보다 편 가르기로 국민들을 대립시키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범법자, 친일파로 몰아붙이며 윽박지르는 오만한 태도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거기에서부터 우리 편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고 상대방에게는 가혹한 ‘내로남불’, 이전에 했던 주장을 아무런 해명이나 설명 없이 뻔뻔스럽게 바꾸는 ‘말 뒤집기’의 행태가 나타납니다. ‘우리는 항상 옳고, 우리는 항상 이겨야’하기 때문에 원칙을 저버리고 일관성을 지키지 않는 것쯤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여깁니다.

이런 모습에 대한 건강한 비판이나 자기반성은 ‘내부 총질’로 몰리고 입을 막기 위한 문자폭탄과 악플의 좌표가 찍힙니다. 여야 대치의 와중에 격해지는 지지자들의 심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당의 지도적 위치에 계신 분들마저 양념이니 에너지니 하면서 잘못을 바로잡기는커녕 눈치를 보고 정치적 유불리만을 계산하는 모습에는 절망했습니다.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저의 책임도 큽니다. 정치적 불리함과 인간적으로 견디기 힘든 비난을 감수하고 해야 할 말을 하면서 무던히 노력했지만, 더 이상은 당이 나아가는 방향을 승인하고 동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항의의 뜻으로 충정과 진심을 담아 탈당계를 냅니다.

'소신일까.변명일까'..정치권 술렁
탈당계를 제출하며 금 전 의원이 밝힌 변(變)은 ‘소신’일까요 아니면 변절자의 ‘변명’일까요. 정치권은 이미 술렁이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애써 별일 아니라는 듯하지만 야권은 ‘반색’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당장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국회에서 ‘금태섭 전 의원이 탈당 선언을 했는데 인재영입 가능성 있다고 봐도 되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건 두고 봐야 한다”면서도 “그분 의향이 어떤지는 우리가 확인할 길이 없지 않은가”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의향을 알아볼 생각은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아도 탈당 관계없이 가끔 만나기도 했던 사람이니까 한 번 만나볼 생각은 있다”고 했습니다.



금 전 의원이 야권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급물살을 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후보가 없다”라고 지속적으로 밝혀온 김 위원장에게 흡족한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국민의힘은 기소된 현역 의원만도 11명이 넘어 현역 차출론이 힘을 잃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 보니 꼭 국민의힘 소속이 아니더라도 금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국민의힘은 후보를 내지 않는 방식 등의 야권 연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입니다. 2012년 대선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곁을 지켰기에 제3지대로서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금 전 의원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이번 ‘탈당’은 분명 ‘승부수’입니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 뿌리를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 두고 어떤 일이 있어도 민주당에서 정치를 하겠다고 여러 자리에서 강조했습니다. 그랬던 이가 결국 탈당을 선택했다면 타인들은 짐작하기 어려울 만큼의 고민과 결심이 있었을 겁니다. 실제 이번 탈당계를 제출하면서도 그는 SNS에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언급했습니다. “1987년 대선 때 생애 첫 선거를 맞아 김대중 후보에게 투표한 이래 계속 지지해왔고, 6년 전 당원으로 가입해서 대변인, 전략기획위원장 등 당직을 맡으며 나름 기여하려고 노력했던 당을 이렇게 떠나게 되었습니다”라고 밝힌 대목에선 탈당은 하지만 민주당에 대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금 전 의원이 탈당에 정치권이 들썩이고 언론은 호들갑을 떨고 있지만 사실 탈당 후 꽃길을 걷기란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시밭길에 맞닥뜨린 정치인들을 기억하기가 더 쉽습니다. 손학규, 정동영 전 대표가 대표적입니다. ‘배신자’ 낙인에 속 앓이하는 정치인들도 적지 않습니다. 물론 정당을 바꿔가며 정치생명을 연장하는데 성공한 정치인도 제법 많습니다. 이인제 전 의원은 진보와 보수 진영을 오가며 무려 13번이나 당적을 바꿨습니다. 누구보다 김종인 위원장은 11, 12대(민정당 전국구), 14대(민자당 전국구), 17대(새천년민주당 비례대표), 20대(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등 비례대표로만 역대 정권을 넘나들며 5선 국회의원과 정부 요직을 겸하며 정치적 부활을 거듭했습니다.

금 의원은 2012년 안철수 대선 캠프에서 상황실장으로서 수사권과 기소권이 모두 부여된 공수처 설치를 대선공약으로 만드는 데 적극적이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승부수를 던진 만큼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더욱 쏠리는 이유기도 합니다. 배신자로 정치 낭인이 될지 일약 서울시장으로 정치적 부활에 성공할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한편 민주당 소신파 의원들로 지칭된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의 일원인 박용진 의원은 금 전 의원 탈당 당일 SNS를 통해 아래와 같은 입장을 냈습니다. 금 전 의원과 동병상련을 느낄법한 박 의원의 입장이라서 더욱 의미심장합니다.

지난 2014년 1월 당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부산 부전시장을 방문한 자리에 함께한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박용진 의원 입장>

민주당의 역사는 우리가 어떤 때 승리하고 역사에 기여해왔었는지 잘 보여줍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통합정치. 노무현 대통령의 상식의 정치가 민주당이 나갈 길을 보여줍니다. 소신과 원칙을 지키되 국민을 통합하고 국민의 상식 위에서 미래를 지향해 왔기 때문에 우리 민주당이 대한민국 역사의 진보에 한 걸음을 보태왔던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김대중, 노무현 두 분이 겪었던 고난이 얼마나 많았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정치인에게 소신에 따른 당 안팎에서의 수난, 당원 및 지지자들에게 겪는 비판은 감당하고 가야 할 몫이라고 봅니다. 그 고난이 무서워 정직하지 못하거나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됩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여쏙야쏙’은 여당과 야당 ‘속’ 사정을 ‘쏙쏙’ 알기 쉽게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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