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의 경제 회복은 부양책에 의존한 ‘스테로이드성 회복’으로, 4·4분기 경제성장률은 더욱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부터 경제가 빠르게 회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경제회복에 성공했다고 평가하기에는 다소 이르다는 지적이다.
2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JP모건 자산운용의 데이빗 켈리 수석 글로벌 스트래지스트는 “경기 회복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스테로이드성 회복”이라며 “재정부양책의 스테로이드가 제거되면서 경제는 더욱 느리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 4·4분기 경제성장률은 3·4분기보다 더욱 느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에서 사라진 일자리 중 절반가량이 회복됐다면서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폐쇄된 산업이 재개하기까지는 “여전히 기어가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미국은 코로나19로 인해 잃어버린 일자리 중 약 1,140만개를 되찾았지만 이는 전체 사라진 일자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실업률도 7.9%까지 내려갔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두 배가 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이달 초 신규 실업 수당 청구 건수는 지난 8월 22일 이후로 가장 많아 우려를 낳고 있다.
켈리 스트래지스트는 “V자형 경제회복을 지켜봐 왔다”며 “지금은 중단된 V자형이며, 절반 수준의 V자형”이라고 지적했다. V자형 경제회복이란 경기가 급격히 침체된 후 급격히 상승하는 것을 뜻한다. 현재의 경제회복은 V자형 경제회복이라고 부르기에 미약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다음달 초 대선을 치른 후 추가 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켈리 스트래지스트는 “백악관과 민주당 하원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모두 정치와 관련이 있다”며 “선거가 끝나면 경기부양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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