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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정신적 공황상태서 월북" 해경 발표에 하태경 "명예살인 계속…잔인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연합뉴스




서해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을 항해 중인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다가 실종된 뒤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숨진 40대 공무원 사건과 관련, 해경이 “A씨가 인터넷 도박에 깊이 몰입돼 있었으며 현실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잔인하고 또 잔인하다”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하 의원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의사 소견서 한 장 없이 ‘정신적 공황상태에서 월북했을 것’이라는 황당무계한 추정까지 내놓았다”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희생자 아들에게 편지를 보내 명예회복을 약속한 지 이제 겨우 2주 지났다”고 지적한 뒤 “국민 구조에 실패한 책임에서 벗어나려고 그러는 것이냐”고 날을 세웠다.

하 의원은 이어 “(대통령 지시든 구조 실패 책임 면피든) 그 어떤 경우에도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라고도 적었다.

아울러 하 의원은 “해경은 오늘 발표에서도 월북과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직접 증거는 하나도 내놓지 못했다. 오히려 거짓말만 하나 더 추가했다”고 쏘아붙이면서 “이동휀다를 타고 간 것처럼 보이지만 없어진 게 있는지는 확인이 안 된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또한 “이건 명백한 거짓말”이라며 “어업지도선에 탑승해서 직접 확인한 결과 이동휀다는 없어진 게 있으면 바로 확인할 수 있다”면서 “구조 실패의 원인에 대한 분석과 성찰은 내팽개친 채, 희생자 명예살인에만 몰두하는 해경은 대한민국 경찰이 아니다”라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서해 연평도 해상에서 표류 중 북한군에 사살돼 숨진 해양수산부 산하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 씨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외교부 장관을 면담한 뒤 승강기를 타고 내려오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해경은 공무원 A씨가 실종 직전까지 도박을 하고, 개인 채무로 인한 현실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해경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어업지도원 A씨의 급여·수당·금융 계좌 분석 결과, 최근 15개월간 도박계좌로 591회 송금했다”고 밝혔다.



A씨가 지난해 6월부터 실종 직전까지 인터넷 도박을 했으며, 총 도박자금은 1억2,300만원으로 자신의 급여와 금융기관, 지인 등으로부터 빌렸다고 했다.

이어 해경은 A씨가 실종 전 동료와 지인 등 34명으로부터 ‘꽃게를 사주겠다’며 입금 받은 돈 730만원도 지난달 20일 오후 10시28분경 도박계좌로 송금하는 등, 마지막 당직근무 직전까지 도박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해경은 A씨의 실종시간대를 지난달 21일 오전 2시경으로 추정했다. 그날 오전 1시35분경 당직근무지인 조타실에서 나와 2분 뒤에 서무실 컴퓨터에 접속했고 오전 1시51분쯤 휴대폰이 꺼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A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입고 있었던 구명조끼에 대해서는 “침실에는 ‘A·B·C형 등 총 3벌의 구명조끼가 있었다’는 직원의 진술이 있었다”며 “이중 B 형 구명조끼가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A 씨가 B형 구명조끼를 착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다만 “무궁화10호 구명조끼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특정할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

또한 A씨가 의지했다는 ‘부유물’에 대해선 “형태는 알 수 없지만 1m 중반의 크기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슬리퍼가 누구 것이냐’는 논란과 관련해선 “동료 직원들 모두 ‘자기 것이 아니다’라고 진술했고 이들 중 2명은 ‘A씨가 신고 다니는 것을 봤다’고 진술, A씨 것으로 특정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경은 “A씨는 도박에 몰입돼 절박한 경제적 상황에 몰려 있었고 북한 해역에서 발견될 때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부유물에 의지한 채 자신의 인적사항을 밝히며 월북의사를 표명했다”며 “이런 사항을 고려할 때 A씨가 정신적 공황상태에서 현실도피 목적으로 월북했다고 판단된다”고 결론내렸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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