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3일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부실 사태와 관련해 “당연히 최고책임자로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밝혀낸 사모펀드 사기사건을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가 수차례 검사했는데도 파악하지 못한 것을 질타하면서다. 이 과정에서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전직 경제관료 등을 통해 금융권에 로비한 의혹도 공개된 바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전파진흥원 투자와 관련해 자체감사까지 했고 결국 불법 사실에 대해 수사 의뢰까지 했는데 대한민국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최고 기관인 금융위가 과기부도 밝혀내는 일을 못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금융지식이 모자라서이냐, 아님 인력이 모자라서냐”고 질타했다. 은 위원장은 이에 “과기부는 거래를 해서 발견한 것이고 우린 거래를 하지 않았다”며 “(옵티머스 대주주)최종승인과 자산운용은 별개”라고 말했다.
강 의원실에 따르면 금감원은 옵티머스자산운용에 세 차례 검사를 나가고도 16개월이 지나서야 전직 대표만 징계했다. 이 사이 현 경영진은 전파진흥원 등 공공기관의 투자를 받아 사기의 규모를 불렸다. 강 의원실은 양호 전 고문 등이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통해 금융권에 로비를 했다는 녹취록을 입수해 공개한 바 있다. 금융당국이 징계를 늦추는 사이 정관계 로비를 통해 수천억 원대의 피해를 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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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원은 “녹취록에 따르면 다수의 금감원 직원들도 상당히 많이 연루돼 있다”며 “금감원 출신 윤 전 국장은 2018년 3~4월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에게 펀드 수탁사인 하나은행 관계자 등 금융계 인사를 소개해주는 대가로 수천만 원을 챙겼고 변 모씨도 옵티머스 자금으로 만든 해덕파워웨이에 상근감사로 일하면서 금감원 국장과 팀장에 따뜻한 마음으로 봐달라고 청탁 전화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심지어는 청와대 행정관으로 파견된 김모 팀장도 금감원 내부검사 자료를 빼내고 라임 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3,700만원의 뇌물을 받았다”며 “자본시장과 금융시장에 썩은내가 진동한다. 금융위가 제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지적했다.
은 위원장은 “사모펀드는 금감원과 협의하고 있는데, 금융위와 금감원이 전체적으로 그런 부분을 발견하지 못한 것은 결과적으로는 (잘못했다)”고 답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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