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개발한 ‘렘데시비르’가 미국 보건당국으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정식 사용 승인을 받았다.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국내 방역당국은 렘데시비르의 효과가 없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는 있었지만 의약품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판단해 처방 권고를 유지하기로 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2일(현지시간)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입원 환자 치료에 쓸 수 있는 정식 허가를 내줬다고 CNBC방송과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난 5월 FDA로부터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지 5개월 만이다. 이로써 렘데시비르는 미국에서 코로나19 치료용으로 승인받은 최초이자 유일한 의약품이 됐다.
렘데시비르는 원래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된 정맥주사 형태의 약이지만 코로나19 입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회복 기간을 5일 단축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감염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투여된 여러 치료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다만 WHO는 최근 렘데시비르가 환자의 입원 기간을 줄이거나 사망률을 낮추지 못했다고 발표해 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일었다.
식약처 코로나19 전문가위원회 및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23일 미국 국립 알레르기 및 전염병 연구소(NIAID)가 신뢰도가 높은 연구방법을 사용했고 의약품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판단돼 사용 권고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WHO의 임상시험에 대한 최종 결과 발표 후 대상환자·의료환경 등 시험 방법과 결과를 검토하고 전문가 자문을 받는 등 논의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7월24일 국내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보조산소가 필요한 중증 입원환자 등에 한해 렘데시비르를 사용하도록 허가했다. /우영탁·김기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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