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절박함과 대구경북이 갖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힘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통합신공항을 성사시켰듯 행정통합도 실현하겠습니다.”
권영진(사진) 대구시장은 대구경북이 다른 지방정부들이 풀기 어려운 문제를 실현해 나가는 원동력을 두 지역이 갖고 있는 연대와 협력의 힘에서 찾았다. 권 시장은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이 공동화되는 현실을 똑같지만 타 지자체와 달리 대국경북은 한 뿌리에 기초한 연대와 협력의 힘을 갖고 있고 이것이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실천적 에너지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행정통합은 분권과 균형발전의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밑그림이 될 것”이라며 “오사카의 통합 추진은 물론 런던·상하이 등의 사례를 보더라도 지역침체 극복과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메가시티’로 가는 것은 세계적 추세”라고 역설했다.
권 시장은 행정 분리에 따른 비효율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통합은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행정이 분리돼 있기 때문에 팔공산 국립공원화, 대구도시철도 경북 연장, 산업단지 재편 등 대구경북 공통의 과제를 해결할 수 없거나 극복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산업단지의 경우 땅만 조성한다고 기업이 오지 않고 주거·교육·문화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경북 단독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통합이 되면 하나의 행정구역 내에서 대구 도심산단을 외곽으로 재배치하는 등 산업경쟁력을 키우고 도시공간은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 시장은 이어 “이렇게 도시공간을 재배치한 후 수도권이 하나로 연결된 것처럼 광역교통망을 확충하면 도시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며 덧붙였다.
권 시장은 민감한 문제인 통합자치단체 명칭 및 대구시 지위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통합을 논의하는 것인 만큼 ‘특별자치도’가 아닌 ‘특별자치시’(또는 특별광역시)로 가야 한다”며 “그것이 시대정신에도 맞다”고 주장했다. 미래로 가는 통합의 성격과 위상이라면 과거회귀형의 ‘도’가 아니라 당연히 ‘시’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권 시장은 특히 “2단계로 돼 있는 전국적인 행정체제와 궤를 같이 해줘야 하는데 ‘도’로 가서 대구의 광역적 특수성을 없애고 모두 쪼개면 통합자치단체의 발전에도 장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를 확장하는 개념인 자치시는 대구와 경북의 31개 자치 시·군을 동등한 형태로 만들어 행정체계에 따른 복잡한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만큼 도시 위상을 높이는 미래지향적 통합방식이라는 것이 권 시장의 판단이다.
지난 달 국토교통부가 발주한 ‘민간공항 이전 사전타당성 검토용역’ 과정에서 윤곽이 잡힐 민간공항의 규모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권 시장은 “청사, 계류장, 항공터미널, 주차장 등 4가지 부분과 관련해 미래 항공수요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1,000만명 이상 이용 가능한 공항을 만들어야 하고, 항공물류 시대에 맞게 물류터미널을 조성해야 한다”며 “이 부분들을 설득해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을 인천공항에 집중된 항공물류를 분산, 국내 제2의 항공물류 기능을 수행하는 첨단시설을 갖춘 경제물류공항으로 키워야 한다는 의미다.
아울러 통합신공항 이전에 따른 대구의 새로운 발전 구상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권 시장은 “대구 도심의 약 3분의 1이 고도제한과 소음 때문에 그동안 아무런 변화가 없었고 특히 금호강 수변공간과 팔공산 뜰은 버려진 땅이 돼 있었다”며 “고도제한과 소음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될 이들 지역은 앞으로 수십년 동안 대구가 미래를 열어갈 신성장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공항이 이전하고 남게 되는 후적지는 물론 주변의 금호워터폴리스와 이시아폴리스, 고도제한에서 해제되는 시가지를 포괄하는 종합적인 개발 및 도시재생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겠다”고 덧붙였다.
규모면에서 전례가 없는 통합신공항 이전사업을 누가 맡을지에 대해서는 “2022년께 사업자가 선정될 예정인데 군시설의 기부대 양여방식을 수행한 경험이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를 포함해 해외기업까지도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대구경북 유사 이래 가장 큰 뉴딜 프로젝트이자 전국 최초로 시행되는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공항이전의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대구=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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