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에 시달려온 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 리비아통합정부(GNA)와 동부 군벌이 휴전에 합의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dpa, AP 통신 등에 따르면 스테파니 윌리엄스 유엔 리비아 특사는 GNA와 동부 군벌 리비아국민군(LNA)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휴전 협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윌리엄스 특사는 “이 협정이 리비아 국민의 고통을 끝내기를 바란다”며 “리비아의 평화와 안정을 향한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밝혔다. GNA와 LNA는 지난 19일부터 제네바에서 군사 협상을 벌였다. 유엔 측도 “리비아 팀이 리비아 전역에서 영구적인 휴전 협정을 체결하면서 제네바에서의 회담이 역사적인 성과로 끝이 났다”고 밝혔다. 유엔은 이 협정이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약 10년 간 내전을 벌여온 리비아에서는 작년 4월 칼리파 하프타르 LNA 사령관이 자신을 따르는 부대들을 향해 서부 트리폴리 진격을 명령한 뒤 내전이 격화됐다. 이후 양측의 전투가 이어지면서 민간인을 포함해 1,000명 넘게 숨졌다. 올해 들어서는 터키가 리비아에 병력을 파견했고 터키의 지원을 받은 GNA가 지중해 요충지 시르테를 공격하는 등 LNA를 몰아붙였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무장세력의 난립으로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빠졌다. 2015년 12월 평화협정에 따라 유엔이 인정하는 GNA가 공식적으로 출범했지만, 하프타르 세력이 유전지대가 많은 동부를 장악하면서 맞서왔다.
양측이 휴전에 합의했지만 리비아가 평화를 찾기까지 갈 길이 멀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는 리비아에서 수년간 이어진 유혈사태를 끝내려면 외부 세력까지 참가하는 포괄적인 협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GNA와 LNA는 2018년 총선과 대선을 치르기로 합의했지만 이를 지키지 못하는 등 갈등을 극복하지 못해왔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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