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포기하라고 할 때, 선생님들은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식사 때마다 바닥과 땅에 수십 번을 부딪히면서도 스스로 기어 자신의 자리로 기어이 찾아오는 다섯 살 듬직이를 보며 선생님들은 아이가 남다른 의지를 갖고 있음을 알아 봤다. 미혼모 시설에서 태어나자마자 엄마와 헤어지고, 아동양육시설 삼혜원에서 살게 된 뇌병변 장애 아동 임득직. 맑은 눈망울이 더 없이 예쁜 듬직이가 시설 선생님들과 함께 매 순간 작은 기적을 만들며 살아온 삶을 기록한 책이 출간됐다.
2014년 MBC 휴먼다큐 사랑 ‘꽃보다 듬직이’ 편을 통해 사연이 알려졌던 듬직이는 이제 유튜브에 좋아하는 게임을 스스로 올릴 정도로 훌쩍 컸다. 듬직이의 성장 과정에는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의 헌신과 사랑이 늘 함께 했다. 때로는 눈물이, 때로는 웃음이 넘쳤던 지난 세월의 많은 에피소드가 책에 담겨 있다.
책의 저자 오승희는 서울의 한 대형 병원에서 임상 간호사로 근무하다가 서울 생활을 접고 아동 양육 시설 삼혜원에 들어가 듬직이를 만났다. 현재는 장애인 거주 시설 동백원으로 옮겨 시설 장애인들의 건강한 삶을 돕고 있다. 공동 저자 김홍용은 사회복지법인 동행의 대표이사다. 젊은 나이에 동백원을 설립, 40년 가까이 장애인들과 동거동락 하고 있다.
저자들이 책을 내게 된 이유는 장애 아동을 키우는 부모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과 위안을 주기 위해서다. 또한 우리 사회가 사회적 약자와 따뜻하게 연대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책에 담았다. 1만5,000원.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