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유체역학과 나노 신소재,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법을 활용해 피하지방층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고 지방흡입 효율은 극대화한 캐뉼러(끝부분 표면에 구멍이 뚫려 있는 속이 빈 대롱 모양의 긴 금속관)와 음압 시스템을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공동으로 1년 안에 개발, 세계 지방흡입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킬 것입니다.”
지방흡입에 특화한 16개 365mc 병·의원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365mc네트웍스의 김남철(사진) 대표는 25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서울 365mc병원의 경우 지방흡입수술 고객의 10~15%를 차지하던 해외 의료관광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끊겼는데 이 같은 연구개발이 결실을 거두고 백신·치료제가 나오면 한국행 의료관광도 ‘코로나 터널’에서 벗어나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 세계적으로 지방흡입수술에 널리 쓰이는 캐뉼러는 이탈리아 의사 피셔가 지난 1974년 개발한 것. 부산365mc병원의 대표원장이기도 한 김 대표는 “365mc 병·의원 원장 콘퍼런스에서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고 지방흡입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개발 필요성이 제기돼 유체역학 등 분야의 공학자들에게 자문을 구해 가능성을 확인하고 KAIST 기계공학과 김대겸·김산하 교수팀과 산학협약을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대겸 교수는 물·공기 등 유체와 외부에서 움직이는 구조물과의 상호작용이라는 유체역학 분야의 권위자. 김산하 교수는 탄소나노튜브 등 첨단 나노 신소재를 활용한 기능성 표면 제작, 미세부품 특수가공 연구 등을 해온 신진 연구자다. 이들은 피하지방이 캐뉼러 내부로 흡입되는 프로세스를 정량분석해 캐뉼러와 캐뉼러 구멍의 모양·크기·강도·표면 거칠기, 음압 유형 등을 최적화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신형 여객기들을 보면 밋밋하던 날개의 끝부분이 위로 말려 올라간 모양을 하고 있는데 공기마찰을 최소화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려는 유체역학 연구의 성과”라며 “첨단공학의 성과를 반영한 새 캐뉼러와 음압 시스템은 지방흡입 핵심기술의 새 역사를 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년 9월까지 고효율 캐뉼러의 구조와 표면 설계를 마치고 시제품을 제작한 뒤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안전성을 입증하기까지 적지 않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지방흡입은 피하지방을 몸 밖으로 빼내는 체형 교정술이다. 고도비만 환자 치료부터 다이어트 미용시술까지 적용범위가 다양하다. 수술은 수면마취, 시술은 부분마취 상태에서 이뤄지며 피하지방층의 25~90%가량을 제거한다.
365mc네트웍스는 지방흡입 기술 연구개발에도 꾸준히 투자해왔다. 2017년 글로벌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으로 인공지능 지방흡입 시스템을 개발해 지금까지 27개 관련 특허를 등록했다. 지난해부터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손잡고 ‘인공지능 식사일기’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서울대 심리학과·의대와는 지방흡입이 비만 행동치료·심리개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고 있다.
365mc네트웍스는 서울·부산·대전·인천에 지방흡입수술 등을 하는 병원을, 전국 각지에 지방흡입시술(LAMS) 등을 하는 12개 의원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지난해 2만8,109건, 올해는 9월까지 2만3,939건의 지방흡입수술을 했다. 국내 수술의 10%가량이 365mc병원에서 이뤄진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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