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년 전 대선처럼 여론조사와 최종 결과는 다를 수 있다고 강조하는 가운데, 이번에는 지난 대선과 같은 ‘깜짝 역전승’은 보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은 “대선이 열흘도 안 남은 지금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확실히 이길 수 있는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날 하루에만 노스캐롤라이나와 오하이오, 위스콘신 등 주요 경합지에서 ‘유세 강행군’을 펼치며 막판 뒤집기를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암울한 소식이다. 선거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지난 11~24일까지 진행된 전국 단위의 지지율 조사를 종합한 결과,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50.8%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42.8%)을 8%포인트 앞서고 있다.
CNN은 이러한 분석의 근거로 막판 뒤집기를 이끌 주요 변수가 없다는 점을 꼽았다. 즉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뒤흔든 ‘이메일 스캔들’ 같은 사건이 없다는 의미다. 클린턴 전 장관은 국무장관 재직 시절 개인 이메일 서버를 이용해 2012년 리비아 벵가지 미 영사관 테러사건과 관련한 내용 등 1급 기밀 정보와 개인 정보를 주고받았다는 의혹을 핵심으로 하는 이메일 스캔들로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특히 대선을 11일 앞두고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한 재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힌 뒤 후폭풍은 더욱 커졌다. 대선을 3주 앞두고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율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에 7%포인트가량 앞서고 있었지만, 대선을 9일 앞두고는 전국 단위 지지율 격차가 약 4%포인트로 빠르게 줄었다.
아울러 클린턴 전 장관과 달리 바이든 후보의 비호감도가 낮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지난 대선 당시 클린턴 전 장관의 순호감도(호감도-비호감도)는 줄곧 마이너스였다. 이에 CNN은 “클린턴 전 장관이 이겨야 할 대상은 트럼프 대통령과 자신을 싫어하는 유권자였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현재 바이든 후보의 순호감도는 +1점이다. 즉 비호감도보다 호감도가 높다는 것이다. 대선 후보 간 2차 TV토론이자 마지막 토론 후 발표된 ABC뉴스와 입소스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순호감도는 -22점으로 비호감도가 월등히 높다.
또한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역전승을 거두기 위해선 주요 경합 주에서 모두 승리해야 하지만, 플로리다와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등에서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과 같거나 모두 앞서고 있어 막판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