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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6·25전쟁은 남침" 미국이 대신하는 게 정상인가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24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중국 공산당은 70년 전 전쟁이 단순히 발발했다고 주장한다”며 “사실은 북한이 마오쩌둥을 등에 업고 남한을 침략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25전쟁에 대해 “제국주의의 침략”이라고 주장하면서 ‘항미원조’ 정신을 강조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우리 땅에서 벌어진 비극적 전쟁의 원인과 성격을 중국이 왜곡했지만 정작 우리 정부는 남의 집 불구경하듯 손을 놓고 있다. 26일 국회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강경화 장관은 시 주석 발언에 대한 공식 대응과 관련해 “북한의 남침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이 같은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만 전했다. 외교부 차원의 공식 논평이나 성명 없이 기자의 질의에 구두 답변한 것 등을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한 셈이다. 장하성 주중대사도 이날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6·25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했다는 것은 국제적으로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원론적 수준의 언급만 했다. 오죽하면 방탄소년단(BTS)조차 한미 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를 언급했다가 중국 누리꾼의 ‘악플’에 시달리는 등 고충을 겪는데도 외교부 등이 수수방관했다는 비판이 나오겠는가.

6·25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했다는 것은 국제사회가 모두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이를 분명히 표명하지 못하는 것은 중국과 북한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 주석의 왜곡 발언에 대해 우리 정부가 유감이나 항의의 뜻을 표시하지 못하고 소극적으로 대처하면 앞으로도 중국에 할 말을 제대로 하기가 어렵다. 대중 저자세 외교를 버리지 못하면 중국은 사드 보복 때처럼 우리를 계속 얕볼 가능성이 농후하다. 대한민국 역사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발언에 대해 단호히 대응해야 주권과 함께 국익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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