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홍은사거리에 위치한 유진상가는 고달픈 역사를 간직해온 곳이다. 지난 1970년 홍제천을 복개한 자리에 들어선 이래 1992년에는 내부순환도로 공사로 건물 한쪽이 잘려나갔고, 홍제천이 흐르는 지하 구간은 아예 통제 구역이었다. 그런데 올 7월 그중 250m 구간이 서울시 공공미술프로젝트 ‘서울은 미술관’ 사업을 통해 ‘홍제유연(弘濟流緣)’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상가 건물을 받치는 100여개 기둥 사이로 흐르는 물길을 따라 설치미술·조명예술· 미디어아트·사운드아트 등 작품을 설치해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강원 동해시 삼화로 무릉계곡 일대에는 베틀바위 산성길이라는 탐방로가 새로 놓였다. 총 4.7㎞ 가운데 무릉계곡관리사무소에서 두타산성 입구까지 2.7㎞ 구간으로 등산 초보자라면 1시간30분에서 2시간가량 걸리는 코스다. 금강송 군락지인 휴휴명상쉼터와 숯가마터를 지나 1시간쯤 올라가면 회양목 군락지가 나오고 마지막 오르막길은 까마득한 나무 계단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바위와 주변 풍경이 장관이다.
충북 제천시 의림지의 ‘용추폭포 유리전망대’는 마치 폭포 위에 서 있는 듯 짜릿함을 안겨주는 전망대로다. 용추폭포 위에 설치한 인도교로 발아래 장쾌하게 쏟아지는 폭포를 내려다보면 켜켜이 쌓인 스트레스가 포말과 함께 사라지는 기분이 든다. 경호루 뒤쪽으로 가면 아름드리나무 사이로 웅장한 폭포가 존재감을 뽐낸다. 폭포 주변을 조명으로 꾸며 야경을 즐기기도 좋다.
경북 울진군 죽변면 해양과학길 국립해양과학관은 7월 말 개관한 국내 유일의 해양과학 전문 교육·체험 기관이다. 393m에 이르는 국내 최장 해상 통로를 지나 바닷속 세상을 만나는 해중전망대, 다양한 심해어류 조형물을 전시한 잔디광장, 어린이 놀이시설을 갖춘 해맞이공원이 이곳의 자랑이다. 해중전망대에서는 수심 6m 아래 바다 세상을 20개 창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경남 밀양시에 올 5월 동시 개관한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와 국립밀양기상과학관에서는 광장을 사이에 두고 천문과 기상에 대한 최첨단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는 ‘외계행성·외계생명’이라는 특화된 주제로 운영되는 국내 최초의 천문대이며 국립밀양기상과학관은 알쏭달쏭한 기상과학의 원리를 쉽고 재미있게 체험하며 익히는 공간이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 흔적이 발견된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은 4년 남짓한 리모델링을 거쳐 5월 ‘전일빌딩245’로 다시 태어났다. 빌딩 번지수인 ‘245’는 빌딩에서 발견된 탄흔 개수이기도 하다. 9~10층 ‘19800518’에서는 5·18민주화운동 관련 작품과 전시물을 만날 수 있다. 옥상정원 ‘전일마루’에서는 무등산, 5·18민주광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옛 전일다방을 다시 꾸민 지하 ‘245살롱’도 볼거리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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